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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리아 Apr 16. 2016

2014년 아팠던 봄.. 4월에..

또 사월..

어느새 꽃이 지는 시기를 찬찬히 기다렸다가 성큼 초록이 걸어들어온다.


 바다에 갇힌 안타까운 희생들로 많은 시간을 눈만 뜨면 방송을 보느라 그 해 봄은 그냥 슬픈채로 멈춰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선 자리에서 순환의 질서를 지키며 너라도 해야 할 일을 담당하고 있어줘서 고마웠었다.


차라리 초록이 서러워 뚝뚝 눈물방울로 떨어질 만큼 이미 찰대로 차올라 아슬거리게 그렁그렁 하다.


기특한 것들..


어쩐다니, 이 눈부시도록 찬란한 초록들도 이젠

해마다 누군가에겐 죽음보다 아픈 봄일텐데..


쓸데없이 과하다 싶게 큰 잎을 키워내는 깊은 속내는

그래, 내사 모르겠다만... 


그래도..


반갑다.


초록아.. 


잊지 않고 다시 돌아와 줘서.


오늘 아침엔 식구들 뭘 먹이나, 어제 늦은 시간 마트를 찾았더니 팔아치워야 하는 손바닥만한 생닭들이 반값 할인 바코드를 찍고 수북하길래 황기랑 대추넣어 노곤하게 삼계탕 끓여주면  환절기 몸보신이 되겠다 싶어서  냉큼 담아왔는데 막상 아침이 되어 냉장고를 여니 차마 손이 가진 않는다.


여보, 오늘은 우리 맛있는 거 먹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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