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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래블러 Sep 30. 2022

오늘도 빛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2

Ep2.│출국 전, 길 위에서 만난 뜻밖의 응원


정신없었던 4학년 1학기를 마치자

출국까지 남은 기간은 단 일주일.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한 탓인

 우리에게 주어진 수하물은

규격이 정해진 기내 수하물 단 8kg 뿐이었다.


첫 해외여행에 대한 들뜬 마음을 뒤로하고

어떤 것을 챙겨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사실 순례길만 걷는 일정이었다면

번갈아 입을 옷 2세트면 충분하지만,

순례길을 제외하고 프랑스 파리와

포르투갈의 포르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도

여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진용 옷들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배낭에 짐을 넣었다 뺐다 반복하기를 여러 번... 

마침내 7.6kg으로 겨우겨우 욕심 가득한 짐 싸기를 마쳤다.



전날 서울에 있는 동원이의 자취방에서 잠을 자고

드디어 파리행 비행기 표를 들고

인천 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에 몸을 실었다.


설렘을 가득 안고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갑자기 기관사님의 방송이 나왔다.


- "잘 보이진 않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빛나고 있을 별과 같은 숨은 명곡,

   우리도 분명 그런 숨은 명곡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일주일의 시작인 오늘 월요일,

   여기 계신 고객 여러분의 존재도 별같이 빛나는

   하루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건강하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기관사님의 말처럼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너의 여행을 응원해'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았다.


해를 거듭하고 학년이 올라가길 반복하다 보니

벌써 스물다섯 살.

취업 시기가 다가올수록 점점 더 정신없이 준비해야 했고

그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서있다.

때론 다른 사람들보다 떨어지는 나의 스펙에 한숨을 쉬기도 하고

'조금 더 열심히 살걸'이라는 후회도 수없이 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때론 현실에 순응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좌절과 실망감을 마주치는 일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우리는 모두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다.

남들이 나의 가치를 자기들 멋대로 한정하거나 평가한다 해도

그런 영양가 없는 말들에 상처받지 말자.

아니 오히려 더 독기를 품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적어도 나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나는 이제 며칠 뒤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위한 여정의 시작점에 서 있을 것이다.

그 길에서 나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다. 


그 길이 순탄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진 않는다.

여행에서 느낀 좋은 경험과 실패했던 경험 모두 나의 것이다.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나에게 달려있다.


여행의 실패를 미리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경험이었다면 오늘을 살아갈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고,

실패했던 경험 또한

내일을 살아갈 나의 단단한 뿌리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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