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목적지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여행의 즐거움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라마 수리야 다스 -
호기심.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주로 호기심이다. 호기심으로 모든 것을 시작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관심도 많고, 질문도 많다. 교수님 기피 대상 1위일 정도로 수업이 끝나고 나면 무섭게 앞으로 달려가 질문을 하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들려오는 답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질문 좀 하라는 말이었다. 종종 친구들도 터무니없는 말 좀 하지 말라며 잔소리를 하곤 했다.
호기심은 늘 나에게 재미라는 요소를 더해준다. 필리핀 교환학생 때의 일이다. 영어를 배우자는 명분과 조금은 팍팍한 일상을 내려놓자 라는 본심에 교환학생을 택했다.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며 창업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한창 겪다가 필리핀으로 날아왔던 참이었다.
필리핀 영어 수업은 약 1평 남짓한 방에서 선생님과 1:1 수업을 진행하는데, 방이 좁고 붙어 있는 탓에 각 방의 선생님들끼리 소통도 활발하다. 어느 날은 선생님들끼리 핸드폰 데이터 유심칩을 주고 돈을 받는 장면이 내 눈에 포착되었다. 그냥 빌려주면 되지 왜 돈을 받느냐 라는 호기심 어린 질문에 선생님은 필리핀의 품앗이 문화라고 설명해 주었다. 소규모 비즈니스를 함으로써 서로서로 도와준다고 하는 개념이었다. 우리의 정을 나누는 문화와는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한 형태.
소규모 비즈니스라는 단어에 꽂힌 나는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망고를 소규모 비즈니스와 결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흥미요소를 발견하고, 같이 다니던 친구 joy와 julie에게 함께 망고 셰이크를 팔아보자 제안했다. 오직 소규모 비즈니스와 망고를 팔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 하나로 움직였다.
망고 셰이크 레시피를 알기 위해 정규 수업이 끝나자마자 joy와 julie와 함께 백화점 마트로 가서 망고 셰이크를 맛보고 레시피를 물어보며 기록하기 시작했다. 야시장에 나가 망고를 흥정하며 매일 밤 2-3kg를 사 와 망고를 손질했다. 힘들었지만 함께하니 즐거웠다. 영어를 배우러 왔지만 마트로 가 디저트 레시피를 캐내고, 시장에 가 물건 흥정을 했다. 덕분에 생활 영어가 늘었다.
망고 셰이크와 디저트는 매일 밤 고생한 만큼 소소하지만 잘 팔려 나갔다. 선생님들의 관심과 같이 수업을 듣는 어학원 친구들의 무한한 응원과 관심 덕분으로 몸은 힘들지만 재미있고 joy와 julie와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었다. 스스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일이었다. 상품을 볼 때 비즈니스와 연결시켜보는 일은 꽤 재미있는 습관으로 남았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이게 곧 유행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상상. 그리고 대부분은 얼마 안가 사람들 사이에서 핫해지곤 했다.
대개 호기심은 일상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균열이 다양한 사건을 만들어 내고 다양한 사건들로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상에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어쩌면 조그마한 흥미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일이라면? 그런 조그마한 물방울들이 모여 큰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큰 물결, 그 첫 시작은 호기심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 지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