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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Oct 03. 2022

[월간 운치 9월호] 연과 바람, 바람

시원한 바람이 소매 끝자락을 스칠 때

너는 문득 연을 날려보자고 했지

얼마 만의 연날리기인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까마득하네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결에도

너는 저 멀리 힘차게 날아가는구나

어릴 땐 왜 그리도 어려웠던 걸까

커버린 우리의 손에 쥐어진 연 하나가

살랑거리는 꼬리를 잡고 따라오라 하네


물레에 감긴 실이 끝이 없었으면 좋겠어

우리도 연처럼 가벼워서 날았으면 해

걱정과 불안, 아픔은 벗어던지고 말이야

실 끄트머리로부터 조심스레 소중히 간직한

꿈을 실어 연으로 날려 보내보자


꿈을 향한 우리의 바람이 멈추지 않는 한

너와 나의 연은 끝없는 실로 이어져

바라는 세계로 날아갈 거야

그렇게 믿고 연을 날려보내자

마지막 실을 놓아주며 말없이 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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