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채로 사랑하기

by 화운

문득 세상은 편애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위해, 계속 좋아하고 싶어서 노력하고, 그 힘으로 무엇인가를 하나둘 성취해나가며 살아가는 것.

어쩌면 좋아하는 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 놓치고 싶지 않아서, 좋아할 줄 아는 나이고 싶어서 끊임없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기울어진 사람. 기꺼이 편애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가끔 기울어진 저울 앞에서 무엇인가를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한 때는 그 비대칭이 불균형이라 믿어 온전히 좋지 못한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조금 더 걸어온 여정을 돌아보면 비대칭과 불균형은 다른 의미일 수도 있겠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으니까,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서 줄타기 하듯이 나아가는 삶이다. 비대칭 속에서 내가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서 선택하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그 책임의 무게를 이해하고 짊어짐으로써 비대칭의 균형을 만들어가는 것이지 않을까. 좋아하는 것이 없다면 나는 얼마만큼 걸어왔을지, 앞으로 얼만큼 나아갈 수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삶에서 편애는 관계에서 오는 특정한 부정적 의미의 사랑이 아니라, 가치관이자 방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오히려 그러한 편애의 연속성과 발전으로 우리는 조금씩 자신을 이해해가며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에너지, 즉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걸어갈 때도 마찰력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힘은 무언가를 발생시키고, 탄생시키며 움직이게 한다. 편애도 그런 삶의 힘중 하나이지 않을까.



물리학에서 작용 반작용의 법칙처럼, 작용하면 반작용이 있는 것이 삶일 것이다. 그래서 편애를 하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향해 노력하는 건 어쩌면 반대로 좋아하지 않는 것도 이해하고 품을 줄 알아야 한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싫어하는 것에 혐오하거나 낙담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것을 지키고 이뤄내고 가지기 위해 반대의 것을 기꺼이 맞이하는 삶은 더 풍요롭고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분법적으로 좋아하는 것의 반대는 싫어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싫어하지도 않아서 관심에서 벗어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더 몰입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싫어해본 것을 이해해 보거나 무관심했던 것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일상에 지나가면서 가본 적 없는 길과 가게들을 가본다거나, 먹어보지 않은 것을 먹어본다거나, 작은 변화와 시도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


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든 간에 힘이 든다는 것은 피곤할지라도 나에겐 좋은 의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퇴근 길에 든 이 막연한 생각이 조금 내게 힘이 되었다. 가끔은 내가 너무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이든 몰려오는 피로감에 지쳐 무기력해지곤 한다. 적어도 나 자신을 위해서 힘을 내는 것의 의미를 다른 차원으로 이해해본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피곤할수록 더 잘 하고 있고, 잘 되려고 일어나는 현상이자 힘이라고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렇다면 언젠가 사람도 무한동력에 가까운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기 위해 편애해보기로 한다. 기울어진 채로 더 많은 것을 사랑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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