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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그리드 Apr 24. 2024

일단은 읽자, 그냥 읽어보자

그래서 난 무엇을 읽어야하는가




일단은 읽자, 읽어보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렵사리 찾아낸 단 한 줄. 온전한 나를 나타내는 것만 같아 약간의 전율도 느껴집니다. 나의 정체성을 접하고 보니 이보다 더 귀하고 숭고할 수는 없겠다 싶어질 겁니다. 충만한 기분 느끼며 하루가 지나고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나를 알아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그저 막막합니다. 다음 스텝으로 서둘러 가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질 뿐 도무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어져 다시 한번 답답함만 커져갑니다. 


방법을 생각하다 불현듯 해결책은 책이다 싶어 졌습니다. 소설책이야 간혹 읽었으나 자기 계발 도서와는 그리 가깝지 않았습니다만, 이번에는 자기 계발 서적을 읽어보자 했습니다. 나를 알아가기의 시작은 어쩌면 경제적 자유를 희망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기도 하기에 그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결하기에는 자기 계발 분야가 맞을 수도 있겠다, 하며 결론을 냈습니다. 



나에 대한 한 줄 쓰기의 다음은 '읽기'입니다. 책을 읽자,라고 정했건만 먼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옵니다. 자기 계발 니즈가 너무도 명확하기 때문일까요. 우선순위를 계획하거나 사고하고 선택 하기에 넘지못할 주저함이 생길 수도 있음을 자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부활하여 종이로 환생되고 또다시 책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탄생한 성지를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서점에 왔습니다. 베스트셀러를 모아둔 섹션 앞에서 손을 내밀기만 하면 됩니다. 순위가 매겨진 책들을 두서없이 꺼내어 추천사를 읽고 목차도 훑어봅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면 새책 특유의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기도 합니다. 이제 덮으라는 신호인가 싶지만 무시하며 그 옆에 놓인 책도 훑고, 바로 아래에 놓인 책도 꺼내듭니다. 원하는 만큼 맘껏 넘기며 훑어보세요. 책은 그렇게 고르면 되는 것입니다. 



글자라기보다는 활자에 가까운 글들이 빼곡히 쓰인 책. 그 중에서 두 권을 겨우 선택하고 계산을 치릅니다. 자기 계발서를 사고 난 후 묵직한 책의 무게만으로도 어딘가 벅차오르는 기분도 느끼게 됩니다. 



그 기분 그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책이란 것은 읽는 물건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해요. 그런 뒤 내 돈 주고 산 나에게 소유된 내 책을 일단은 끝까지 읽어보자, 완독을 목표로 삼아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도대체 무슨 책을 읽어야 하나요? 

(자기 계발 왕초보의 책 고르는 방법 편) 


0. 집 근처 대형 서점을 간다

1. 베스트셀러 코너 앞에 선다

2. 순위별 놓인 책의 제목을 바라본다

3. 한 권 집어 들고 살핀다

4. 목차와 추천글을 훑어보며 관심여부를 체크한다

5. 다섯 권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6. 두 권을 고른 후 그중 한 권을 구매한다






지인의 추천도 좋고, 인지도 있는 책 블로거의 추천 책도 관심 있게 봐두면 좋지만 우선은 내손으로 내가 직접 골라보길 바랍니다. 어차피 책을 접하게 되면 그들의 추천책도 어느 순간 내 집에 책장에 꽂혀있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러니 먼저 발품 팔아 데려온 애정 가는 책부터 읽으셔도 좋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았다면 그다음은 책 읽기로 건너오세요. 제자리걸음에서 걷기를 시작했다면 초록빛들이 우거진 숲 속에서 산책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생존을 위해 뿜어내는 피톤치드 가득 품은 나무로 만들어진 책 속으로 조금 더 들어와 보세요. 



읽는 겁니다. 일단은 활자들을 읽어 내려가고 눈이 감기더라도 읽어보는 겁니다. 읽다 보면 읽힐 같지만 때에 따라서는 도저히 읽힘을 곧바로 알아챌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읽어보세요. 처음 열 장을 넘어가면 우여곡절 속에서 페이지 30, 50에 곧 도달할 겁니다. 그렇게 챕터 하나를 끝내고 나면 두 번째 챕터에 접어듭니다. 계속 읽으세요. 참고 읽다 보면 어느샌가 글자가 글자로 보이고 문장이 읽힙니다. 문장은 단락이 되어가고 하루이틀 지나다 보면 마지막페이지까지 오게 됩니다. 



독서법이란 것이 있기도 합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책을 찾는 방법도 있지요. 단 3분 만에 책 한 권을 읽는 효과,라는 속독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무시하길 바랍니다.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간과하면 안 됩니다. 우선은 책 속 쓰인 활자들의 주체인 글자와 친해지기부터입니다. 



그러한 일련의 방법으로 자기 계발이라는 명제 아래 초반에 읽게 된 책은 몰입에 대한 뇌 사용법 지적한 안데르스 한센의 '인스타브레인'입니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 또는 팀 페리스의 '하루 4시간만 일한다'도 동시에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은 고맙게도 읽고 나면 다음 책을 고를 힘을 주기도 하는데요.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과연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서는 '변화되어 가는 나'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할 기회가 분명 있겠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찾고 알아보자, 했던 것이 어느덧 책으로 옮겨왔습니다. 삶의 중심에 나를 그려 넣으니 뻗어나가는 가지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진정한 성장은 그렇게 탄생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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