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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롱 Feb 16. 2023

울산에 눈이 오다니.

이상기후

새벽 댓바람부터 친구들의 단톡방에 메세지가 왔다. 카톡-
우리동네에 눈이 온건 그렇게 대단한 일이다.




내가 사는 동네는 우리나라 전국에 눈폭탄이 쏟아져도 눈은커녕 비조차 잘 오지 않는 지역이다. 혹여나 우리 울산에 눈이 내린다 해도 여기 동구는 눈은 구경조차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1년에 한 번 눈이라도 오면 그날은 바로 눈 왔다고 뉴스에 나오는 날인 것이다.


예전에 15년 전인가 , 한번 울산 동구에 큰 눈이 내린 적이 있다. 눈에 대한 면역력이 0인 울산 사람들에게는 큰 난관이 생겼다.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고 회사에는 다들 몇 시간씩 걸려 겨우 출근했다. 스노우체인을 채울 수 있는 울산 동구 시민은 없었고, 그날 9시 뉴스에는 이 내용이 그대로 방송되었다.




새벽 댓바람에 카톡과 더불어, 아침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장롱아 봐봐 산에 눈 쌓이고 눈발 날리네"

하지만, 처음엔 밍기적 거리면서 믿지 않았다. 어렵사리 침대와의 합체를 풀고 밖을 보니, 눈발이 휘날리며, 다른 도시처럼 듬뿍 쌓이진 않았지만, 산과 공장 지붕들은 하얀 설경으로 변해있었다.


산 위에 눈이라니...

올 겨울, 눈 구경을 못해서 12월경에 김천까지 올라가서 눈구경을 혼자 하고 왔는데... 그 후로 울산에 눈은 무슨 하고, 체념하던 찰나 매화가 피는 이 시기에 울산에 눈이라니. 기후가 무언가 잘 못 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회사에 출근하는데 길이 많이 막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평소보다 20분 빨리 집을 나섰다.(하지만 막히지 않았다. 지난 15년 사이 울산 사람들도 성장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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