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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tical이라는 방향성

Vertical과 Horizontal

by 닥터브룩스

우선 Vertical이란 용어에 대해 알아보자.




Vertical이 있다면 당연히 Horizontal도 존재한다. 이는 수직적 구조체계와 수평적 구조체계로 구분된다. 수직적 구조란 위아래로 곧게 뻗은 구조를 의미하며, 양방향 소통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수직적 구조는 특정 목적을 위해 수행되는 전문화된 체계를 뜻한다. 즉, 수직적 구조는 특정 목적을 기반으로 특화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구조체계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애플의 앱스토어는 이와 같은 수직적 구조를 따른다고 볼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는 특정 목적을 기반으로 한 앱들을 등록하여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셜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금융 업무를 보고 싶다면 은행앱이 나 증권앱을, 검색이 필요하면 구글 검색이나 네이버를 사용하면 된다. 쇼핑을 위해서는 쿠팡이나 11번가 같은 앱을, 배달 음식을 주문하려면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를 설치하면 된다. 심지어 책을 읽고 싶다면 리디북스나 밀리의 서재 같은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폰에는 특정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는 앱이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까지 설치되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슈퍼앱(Super App)’이라는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슈퍼앱이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와 기능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앱을 의미한다. 언뜻 보기에 매우 매력적으로 들린다. 이미 이러한 성격을 가진 앱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 토스, 네이버, 쿠팡 등이 있다. 카카오톡은 메신저를 기반으로 결제, 쇼핑, 택시 호출, 뉴스 보기 등을 제공하며, 토스는 은행 업무를 기반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 서비스를,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를 중심으로 결제, 쇼핑, 예약, 만화, 게임, TV 등을 제공한다. 쿠팡은 쇼핑 서비스를 기반으로 패션, 잡화, 청과물, 직구, OTT 서비스 등을 운영한다. 이들 앱은 특정 목적에서 시작해 점차 보편화된 서비스를 지향하며 발전해 왔다. 즉,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전환을 모색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한 분야의 특정 서비스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고, 지속적인 사용자 유입을 위해 모든 사업 방향이 수평적 확장을 목표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제의 강자가 오늘과 내일의 강자임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강점과 함께 수직적·수평적 강점을 폭넓게 가져야만 지속적인 사용자 유입을 보장하는 내일의 강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출처: Lummi.aiⓒRicardo Matos


이제 AI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흥미롭게도 AI 분야는 처음부터 수평적 구조로 시작했다고 해석하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OpenAI의 ChatGPT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Perplexity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Anthropic의 Claude는 “오늘 어떤 도움을 드릴까요?”, xAI의 Grok은 “오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다. ‘무엇이든’이라는 표현은 수평적 구조를 나타낸다. 특정 주제를 한정하지 않고 모든 질문에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답변의 형태와 수준은 유료냐 무료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수준에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연속적인 대화를 통해 더 명확한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평적 구조 기반의 답변에서 점차 수직적 구조의 질문과 답변을 제공하는 LLM 챗봇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OpenEvidence는 '의료 전문가를 위한 AI 기반 임상 의사 결정 지원 도구'로, 의사들이 진료 시점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그래서인지 가입 단계에서 의료진 여부를 묻는 항목이 필수로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AI 챗봇 서비스에 활용할 프롬프트를 만들어주는 ‘Maskara.ai’, 마케팅 카피, 소셜미디어 포스트, 이메일 등에 활용하는 AI 글쓰기 도구인 ‘Copy.ai’, 문장을 바꿔 쓰기에 알맞은 ‘Quillbot.ai’, 웹페이지와 랜딩 페이지를 생성해 주는 ‘Pageon.ai’, UI/UX 디자인을 위한 ‘Visily.ai’, 검색부터 마인드맵, PPT 생성까지 자동을 해주는 ‘Felo.ai’, 비정형 데이터를 구조화하여 인사이트로 변환해 주는 ‘Storytell.ai’,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각자료를 자동을 생성해 주는 ‘Napkin.ai’, 영상을 요약해 주는 ‘Lilys.ai’, 데이터베이스 생성과 관리를 단순화해 주는 ‘Database.build’ 등 본문에 언급한 챗봇 서비스만 해도 10개가 넘을 정도다. 앞으로 이런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는 Vertical AI Chatbot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OpenAI의 GPT Store인 GPTs를 애플 앱스토어처럼 수직적 구조의 GPT 서비스로 표방했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GPTs가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성공을 거두었다면 애플의 위치를 대체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Anthropic의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구글의 A2A(Agent-to-Agent) 개념이 등장하면서 OpenAI의 노력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가 수직적이냐 수평적이냐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앱 서비스는 수직적 구조에서 시작해 수평적으로 수렴하고, AI 챗봇 서비스는 수평적 구조에서 시작해 수직적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든 결국 지속적인 사용자 유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수렴할 것이다. 이는 수익 창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묻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제공한다면, 그것이 수직적이든 수평적이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사용자가 불명확하게 질문하더라도 명확하게 답변해 주면 그걸로 충분하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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