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건 못하겠지?
질문은 인간의 고유한 능력 중 하나로, 사고의 본질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알고자 하는 바를 탐구하기 위해 물음을 던지는 행위이며, 이는 호기심에서 비롯된다. 질문은 단순히 정보를 얻기 위한 도구를 넘어, 관심을 끌거나 사고를 증진시키며, 인간관계를 형성하거나 누군가를 설득하는 데 활용된다. 나아가 질문은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역사는 수만 년에 걸쳐 질문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 왔다. 호기심은 ‘모른다’는 인식에서 ‘안다’는 상태로의 전환을 추구하는 마음이며, 이는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의 전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순히 ‘들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외부 자극(청각 신호)을 감지한 상태를 말한다. 반면, ‘알았다’는 상태는 그 정보를 뇌에서 처리하고 이해한 결과이다. 이는 뇌의 신경세포(뉴런)가 자극에 반응하여 전기화학적 신호를 생성하고, 시냅스를 통해 신호를 전달하며, 학습과 경험에 따라 시냅스 연결 강도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는 과정을 거친 결과이다.
출처: Pexels.comⓒ2019 Luis Quintero
이러한 뇌의 정보 처리 과정은 인공신경망의 작동 원리와 유사하다. 인공신경망은 뉴런의 신호 전달과 시냅스의 가소성(plasticity)을 모방하여 데이터를 학습하고 패턴을 인식한다. 예를 들면, 딥러닝 모델은 입력 데이터를 처리하여 가중치를 조정하며, 이를 통해 이미지 인식, 언어 번역, 음성 합성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모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거나 호기심을 갖는 능력은 제한적이다. 인간은 외부 데이터 없이도 자가 학습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거나 새로운 질문을 도출할 수 있지만, 현재의 AI는 주로 방대한 데이터에 의존하여 학습하며, 자발적인 질문 생성 능력이 부족하다.
최근 AI 연구는 인간의 질문 능력을 모방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예컨대,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RL)과 메타학습 기반 모델은 특정 작업에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탐색하거나,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문을 생성하는 능력을 개발 중이다. Google의 AlphaCode나 xAI의 Grok 같은 모델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를 추론하거나,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맥락에 맞는 질문을 생성할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사용자 입력에 대한 반응으로 질문을 생성하거나, 불확실한 정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추가 질문을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hatGPT나 Grok은 대화 중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또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계신가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맥락을 명확히 하려 한다. 또한, Perplexity는 사용자의 질문 뒤에 맥락을 파악하여 “관련 질문”으로 여러 가지 추가 질문을 제안한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은 여전히 학습된 패턴에 기반하며, 인간의 호기심처럼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본질 탐구와는 거리가 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데이터 없이도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강화학습 기반의 ‘Absolute Zero Reasoner’는 LeapLabTHU에서 개발한 프레임워크로, 외부 데이터 없이 자체 강화 훈련을 통해 모델의 추론 능력을 향상한다.(출처: https://github.com/LeapLabTHU/Absolute-Zero-Reasoner) 이는 인간이 새로운 환경에서 직관적으로 학습하는 과정을 부분적으로 모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데이터 고갈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을 때, AI 연구는 인간이 실제로 수행했던 학습 방식을 채택하여 이 벽을 넘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AI가 인간처럼 본질적인 호기심에서 비롯된 질문을 자발적으로 생성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맥락에서 사고를 확장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AI가 여전히 정해진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존하기 때문이며, 인간의 뇌가 가진 유연성과 창의성을 완전히 구현하려면 추가적인 돌파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질문은 인간의 사고와 호기심의 핵심이며, 뇌의 신경 작동 원리를 통해 구현된다. 인공신경망은 이를 모방하여 학습과 추론 능력을 갖췄지만, 자발적인 질문 생성이나 본질 탐구 능력은 아직 인간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연구는 점차 인간의 학습과 질문을 모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두고, OpenAI의 아쿠브 파초키는
“추론 모델에 대한 이 최신 진전을 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강화 학습 단계에 실제로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무언가를 추출할 뿐만 아니라 모델이 스스로 사고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출처: AI models are capable of novel research’: OpenAI’s chief scientist on what to expect)
이는 향후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에 더욱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암시하는 힌트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