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서 시작해 열로 흩어지며 다시 하나로 모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Guns, Germs, And Steel'를 보면 프롤로그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당신네 백인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개발해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우리 흑인에게는 우리만의 화물이 거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1972년에 저자(재레드 다이아몬드)에게 한 뉴기니인 얄리가 저자에게 물었던 간단한 질문이었다.
저자는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인류의 진화와 역사와 언어 등에 관해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글을 써왔다고 한다. 그리고서 만들어진 책인 '총, 균, 쇠'라는 것이었다.
출처: '총, 균, 쇠' 프롤로그 중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영사 출판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하여 여러 갈래로 흩어져 여러 각각의 답변이 모아지고 이후에 하나의 결론을 향해서 가는 질문의 항로쯤 될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출처: Pexels.com ⓒ2020. Leeloo The First
질문은 간단하다.
질문은 간단할수록 좋은 것 같다.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해서 복잡한 중간과정의 행로를 거쳐 하나의 마땅한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질문은 간단했지만 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 수많은 가설과 이론, 참고문헌, (필요하다면) 검증의 단계를 거쳐서 얻을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질문자가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런 질문을 했다거나 아무 생각 없이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질문했다고 하더라도 질문자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온전히 질문 그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질문자에 집중하게 되면 그 질문 내용이 왜곡 또는 편향적인 시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답변자가 답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 질문에 대한 객관적인 입장과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뉴기니인의 질문에 저자(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대충 얼버무려서 답변을 했다면 '총, 균, 쇠'라는 엄청난 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가 질문자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원시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고 경멸한 시선)을 가지고 그 질문에 대해서 허투루 들었다면 지금에의 저자는 아니었을 것이고, 질문자가 아닌 질문 내용에 집중했기 때문에 지금에의 저자가 되었으리라 확신하는 것이다.
우리는 질문하는 것을 많이 두려워하곤 한다. 질문하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한다.
"혹시 멍청한 질문이지 않을까?"
이는 영어 속담 중에 "No Such Thing as a Stupid Question”에서 유래한 것으로 토론 중심의 서양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질문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두려워해야 할 것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유교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선생의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그 자체가 불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질문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제대로 질문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질문을 하되 제대로 질문하는 것" 이야말로 기획자가 갖추어야 할 소양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한 번에 습득할 수 없다.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다음의 2가지가 선행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첫째, 사전조사 또는 사전학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답을 얻기 위해서다.
그것도 도 내가(질문자) 원하는 답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답을 얻고자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 앎의 선행단계가 바로 사전조사다.
아는 만큼 보이고, 미리 조사한 만큼 질문할 수 있다.
보통 답을 해 주는 사람들은 질문의 수준을 빠르게 파악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맞춰서 답을 해 주기도 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그런 모습을 우리는 TV 토론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동문서답을 하는지, 우문현답을 하는지 말이다.
이렇게 한다면 멍청한 질문이라는 소리 정도는 듣지 않을 것 같다.
둘째, 강의나 토론 또는 발표 내용에 집중해야만 한다.
불가피하게 사전조사를 하지 못했을 경우라면 더더욱 이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간혹 딴짓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질문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뒷북친다는 얘기를 종종 듣긴 하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용감하다.
그것도 칭찬해 줄 만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집중해야 할 시간에는 집중하는 것이 좋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킬 필요가 있다.
어떤 것들은 알고 보면 매우 쉽고 단순하다.
"뭐 별것도 아니네, 난 또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줄..."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맞는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건 너무 욕심적인 것 같다.
행운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최소한 10시간의 노력을 한 사람에게 10시간 정도는 행운이 머물고 그걸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행운임을 알 수 있도록 힌트 10개 정도는 주어져야 공평한 것 아닌가 싶다.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적어도 차선 정도는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최소한의 차선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