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10일 차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샤워장을 이용하지 않고 비치타월을 깔고 숙소로 오는 동안,
아들이 계속 모래 때문에 따갑다고 했다.
나는 그럭저럭 견딜만했는데 깔끔쟁이 아들은 계속 신경을 썼다.
제주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물놀이장이 몇 군데 있다.
숙소 10분 거리에 산짓물 물놀이장이 있었다.
오늘은 그곳으로 가 보기로 했다.
물놀이를 가기 전,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을 방문했다.
한 달살이를 세 번 하면서 날씨가 안 좋거나 쉼이 필요할 때마다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숙소 바로 옆에 작은 도서관이 있어서 자주 갔었다.
기적의 도서관은 차 타고 지나다닐 때마다 가 봐야지 했는데 못 갔었다.
이번에 방문했다.
서귀포 기적의 도서관은 유명 건축가 정기용 씨의 설계로 2004년에 개관한 도서관이다.
오름을 형상화한 것인지 전체적인 모양은 우주선처럼 둥글게 지어졌고,
중앙은 도넛처럼 구멍이 뚫린 중정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고 창으로 바깥의 자연이 그대로 보이게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편하게 책을 보고 누워 있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아들이랑 여러 번 방문을 했다.
방학을 맞아 더위도 피할 겸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많았다.
도서관은 이렇게 딱딱하거나 무겁지 않아야 아이들이 자주 오게 된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게 유지되고 있어서 맘에 들었다.
가는 길에 도시락을 포장해서 산짓물 물놀이장으로 향했다.
마을 청년회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고 매점, 화장실,탈의실, 평상, 파라솔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서 차를 주차할 곳이 부족할 정도였다.
평상이나 파라솔 대여는 비용이 제법 비쌌다.
우리는 두 명이라 굳이 대여할 필요를 못 느껴서 입장료 5000원만 내고 입장했다.
데크가 마련되어 있고 커다란 천막이 쳐져 있는 곳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을 수 있었다.
가자마자 도시락을 먹고 조금 쉬다가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유아용 풀장과 어린이-성인용 대형 풀장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물높이가 1.2M까지 되는 곳도 있어서 즐기기에 충분했다.
미끄럼을 타고 물로 내려올 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었다.
실컷 수영을 하고 물속에서 배구도 하면서 잘 놀았다.
간간히 쉬는 시간이 있어서 컵라면이랑 핫도그도 사 먹고 했다.
아들이 너무 좋아해서 연이어 이틀을 방문했다.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고 있었다.
5시에 문을 닫는데 거의 문 닫을 때까지 있다가 돌아왔다.
나는 체력이 떨어져서 힘들었는데 아들은 말짱했다.
그래, 이 에미는 점점 늙어가고 너는 점점 더 강해져 가는구나.
그게 맞지,,, 근데 쫌 슬프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