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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드레 Jan 16. 2024

너에겐 방학 나에겐 고민 덩어리

아이가 12월 말부터 방학에 들어갔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고 자유시간을 즐기다가 10시에 영어 숙제, 수학, 영어 예습을 1시간 정도 나와 함께 하고 12시에 점심을 먹는다.

1시 40분에 영어 학원을 다녀오고, 월수금엔 곧바로 피아노 학원을 간다.

그렇게 하고 돌아오면 4시가 조금 넘는다.

날씨가 따뜻한 날엔 피아노 수업 종료 시간에 맞춰 나가 있다가 함께 운동을 하고 들어오기도 한다.

그 후로 아이에겐 많은 시간의 여유가 있다.

외동이다 보니 심심해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이제는 장난감이 필요 없는 나이가 되었다.

나도 아이와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아이가 함께 할 만한 놀이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보드 게임과 알까기, 오목 등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도 이젠 지겹도록 했다.

실내화를 신고 거실에서 피구를 하거나 캐치볼을 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밖에서 뛰어놀아야 하는데 아이들이 모두 학원을 다니고, 학원 마치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주로 온라인상에서 만난다.

나도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가 게임을 하기보다는 독서를 하길 바랐다.

그러나 그것은 이상이었다.

지금도 자기 전, 나와 책 한 권을 읽고 자는 루틴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갈수록 꾀를 부리려고 한다.

뭐든지 억지로 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책을 끼고 있는 아이였는데 아이는 핸드폰을 끼고 산다.

핸드폰을 가지고 싸움하는 게 싫어 너무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허용을 하고 있다..

요즘은 시간이 많다 보니 둘이 영화를 볼 때가 많다.

얼마 전엔, 경기도 광주까지 가서 아쿠아맨을 보고 왔다.

오랜만에 극장을 가니 너무 좋았다.

아이도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고 했다.

집에서도 아들이 원하는 영화를 찾아볼 때가 많다.

어젯밤에도 셋이서 '베놈 2'를 보았다.

아들은 히어로를 좋아한다.

히어로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강한 그들이 결국엔 승리하는 결말을 통해 통쾌함을 느낀다.

여름 방학엔 물놀이를 가고, 밖으로 돌아다니기가 좋은데 겨울 방학은 제약이 많다.

두 달이나 되다 보니 나로선 아이와 유익한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찾아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

어디 겨울 캠프 이런 데라도 보내고 싶다.

방학마다 제주도로 내려가 있을 땐 그래도 심심치가 않았는데 올핸 계획에 없다 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매일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도 아이 친구에게

"뭐 해?"

하면서 전화가 왔다.

둘이 게임 얘기로 한참을 떠들고 있다.

저 녀석들을 데리고 주말엔 곤충박물관에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내 놀이동산에도 다녀와야 할 것 같고, 여행도 한두 번은 더 다녀와야 할 듯하다.

내가 제일 많이 하는 일은,

'아이와 겨울철 가 볼만한 곳'을 검색하는 일이다.

하루 종일 나는 분주하다.

틈틈이 집안일도 해야 하고 핸드폰만 보려는 아이와 놀아 주기도 하고 아이 픽업도 해야 하고 공부도 봐줘야 한다.

하루 세끼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아이는 아침을 먹으면서 점심 메뉴를 묻고 점심을 먹으면서 저녁 메뉴를 묻는다.

식단표라도 만들어 써 붙여야 할 판이다.

방학이 이제 겨우 1/4이 지났는데 나는 지쳐가고 있다.

글을 쓸 여유도 없다.

아들은 겨울방학이 길어서 너무 신난다면서 아침부터 텐션이 하늘 위다.

나는 아들의 저 텐션이 두렵다.

이제 곧

"엄마! 점심은 뭐 먹을 거야?"

라고 외칠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의 겨울 방학이 두려운 엄마는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 나는 힘들어도 너만 행복하다면,,

그까짓 수고와 피곤쯤이야!!!

라고 하기엔..................

두 달은 너무 길고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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