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3일 화요일 이야기
마지막 퇴고를 보고, 목차에 추가해 넣는다. 그리고 마지막 글을 추가하고, 발행한다. 드디어 내 이름을 건 브런치북을 낼 수 있었다. 반응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런 기대는 안 한다. 그냥 내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고자 한다.
사실, 저것보다는 더 길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미 없이 글을 늘리는 것보다야 간결하게 목차를 잡고 만드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나는 다섯 개의 토막으로 글을 잘라 구성하는 것으로 첫 브런치북을 마무리지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피로감 속에서도, 무언가 하나를 마무리지었다는 것 자체로 만족스러워지는 하루다.
번아웃이 온 상태에서 글을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런 와중에도 어쨌든 글을 써내는 데 성공했다. 무슨 의미일지는 아직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은 분명 든다. 그래서 만족스럽다.
요 근래 가장 큰 만족감이다. 내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을까. 사실, 얼마 전 48만 자 분량의 소설을 번역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좋다. 48만 자의 그 소설은 11월에 후속작이 나올 예정이니까, 또 다시 이어질 과업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금의 브런치북은 일단 내가 완결을 지은, 온전한 나의 창조물 아닌가.
나는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다. 배우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 브런치북이 나의 아이고 나의 자식이다. 내가 세상에 내 놓은 최초의 자식이 남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물론,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뿌듯하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만족한다. 그걸로 오늘 하루를 요약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