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책 디자인이나 본문의 레이아웃은 좀 더 멋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때 학생들이 글짓기한 거 묶어놓은 것 같았거든요 ^^ "
<글로 모인 사이>를 읽고 블로그에 포스팅한 분이 해 준 조언이랍니다. 책을 좀 더 잘 만들라는 말씀이었어요. 책 읽은 후기 제목은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글로 모인 사이'를 읽고>였고요. 저는 그 글이 올라오고 며칠 지나서 읽었어요. 감사의 댓글을 늦게사 달았고요. 제 오랜 벗이자 블로그 이웃인 '그냥 나'님이니까, 솔직하고 귀한 충고로 제 가슴에 받아들였어요. 우리는 평소에도 서로의 글을 읽고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거든요.
아~~ 참 감사했어요. 물론 책 디자인에 관한 평이었지만 한편으론 살짝 무겁고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고요.
시험 성적 확인하는 기분이랄까? <글로 모인 사이> 책에 대한 첫 공개 독자 후기라 더 그랬나 봐요. 사탕발림 칭찬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진지해지더군요. 첫 술에 배부르랴. 다음번엔 조금 더 나아지는 거야. 있는 모습 이대로 쓰는 거야. 고고! 늘 글을 쓸 땐 그렇게 큰소리치며 자신을 다독였어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놔야 했어요. 완벽하려 하면 두려움 때문에 결국 못한다는 걸 아니까요.
책을 낸다는 게 이런 거로구나. 그 포스팅 덕분에 "좋은 글쓰기"를 다시 생각했어요. 늘 하는 고민이거든요. 누구나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시대지만, 그래도 좋은 글이 있고 좋은 책이 있는 거죠. 독자의 시간만 뺏고, 짜증을 유발하며, 자원을 낭비하고, 쓰레기와 소음만 생산하면 안 되니까요. 글을 쓰겠다는 자, 그래서 부끄러움은 끼고 가는 운명이겠구나.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감사한 맘이 훨씬 커서 행복했답니다.
독자 의견이니 귀하고 고마워서 작가들과 공유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찔리고 부끄럽고 그래도 솔직한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어디냐고요. 어디선가 이런 생각을 하는 독자가 또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더 쎄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부드럽게 했을 수도 있겠다 싶잖아요? 제 인생 첫 책, 첫걸음마 시작이라는 의미였다. 그건 초보 작가의 입장인 거고요. 돈 쓰고 시간 내서 책 읽는 독자 입장에서 느끼는 건 전혀 다르니까요.
"네, 저는 엊그제 잘 읽었습니다^^ 좋은 화두를 던져주신 글이더라고요."
앗! '글모사 단톡방'에도 공유했더니 저보다 먼저 읽은 사람이 있네요. 스테르담 작가님, 오~~ 글모사 관련 글이라서 빨리 발견하셨나요? 두 분이 서로 이웃이던가요? 그런데 왜 글모사 단톡방엔 공유하지 않고 혼자 보고 마셨을까? 그런 의문이 스쳐갔지만, 뭐, 좋은 화두를 던져 준 글임에 틀림없나니,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갔죠. 그냥 나 님의 댓글 한 자락도 긁어다 올렸답니다. 저도 책 표지와 제목, 편집 등을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요.
"근데 책 디자인이나 본문의 레이아웃은 좀 더 멋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고등학교 때 학생들이 글짓기한 거 묶어놓은 것 같았거든요.^^"
스테르담: 화숙님 안녕하세요^^ 친구분의 피드백 잘 받았습니다. 다만, 저에게 개별로 주셨어도 좋았을듯해요. 고등학생들 글 모음 같다란 표현을... 모두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글모사의 취지가, 전문적이고 완벽한 책을 내는 게 아니라 글을 내어 놓는 것을 주저하시고, 책이란 건 생각도 못 한 분들을 위한 '시작'을 위한 모임인데....... 그러한 피드백을 가감 없이 모두에게 오픈한 게 좀 마음이 무겁습니다. 유치해 보이는 이 책이라도,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하실 분도 계실 텐데. 물론, 제가 더 잘 만들고 예쁘게 만들었으면 좋았겠으나 읽으시는 분께서 우리의 처음 의도와 힘겹게 써 내려가고 스스로 퇴고한 과정을 보셨다면 과연 그리 말씀하셨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쪼록, 주신 이야기는 약으로 받아들이고 좀 더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 앗! 그러네요. 저 스스로 귀한 피드백이다 싶어서 다른 분껜 혹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 했네요. 돈 주고 책 사서 읽는 독자로서 냉정한 평가할 권리다 싶었어요.....
스테르담: 맞습니다. 저자는 독자의 해석을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모든 화살과 책임은 저에게 주시면 좋을듯해요. 우리 모든 작가님들이 그 피드백을 아셔야 할 의무는 또 없을 수 있거든요.
나: 넵!
아~~ 제가 미처 못한 생각이었어요. 얼마든지 할 만한 고려고 배려였어요. 찡~~ 하면서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더군요. 저는 너무 속 편하게 살고 있었던 걸까요? 글모사 작가님들을 믿은 거겠죠? 스테르담 작가님의 입장과 고뇌가 찐하게 와 닿았다면 과장일까요?
저는 처음부터 한결같은 태도였나 봐요. '글로 모인 사이' 밥상에 숟가락 하나 들고 끼어 앉았다 그랬잖아요. 저야말로 왕초보 작가니까, 제가 살아내는 게 급했어요. 글모사는 브런치 작가 된 나를 위한 한바탕 축하 파티였다니까요? 혼자 글쓰기로 막막할 때 잔치를 벌여 준 게 브런치였고 글모사였거든요. 자격 따지고 수준 따지지 않아서 너무 좋았거든요. 괜찮아. 와서 같이 쓰며 놀자! 부담 없는 초대 덕분에 제가 끼어서 작가 공부할 기회였죠.
그렇죠. 저는 다른 분들이 힘 빠질 수 있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어요. 다들 잘 쓰시니까요. 날카로운 조언이란 그러나 양날의 검이란 거 인정해요. 저도 뻔뻔함으로 가장할 뿐 제 글 평가는 늘 두려워요. 10년 전쯤? 소설 창작 반에서 첫 단편을 합평하던 날을 또렷이 기억해요. 날카로운 선생님과 동료들이 제 글을 마구 씹었더랬죠. 답이 금방 나오더군요. 아하! 나는 소설 쓸 깜냥이 아니구나. 뭘 모르고 덤볐구나. 접자. 그랬죠.
맞아요. 스테르담 작가님은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이었어요. 늘 자신도 원래부터 글쓰는 작가는 아니었다고 강조했죠. 지금도 직장 생활하며 글 쓰는 작가라고. 초심을 기억하며 초보 작가들을 지지하는 분이더군요. 글모사란 저처럼 글쓰기를 시작하는 초보 작가들이 글로 모인 사이죠. 혼자서도 잘 쓰면 뭐 하러 같이 하겠어요. 그만큼 스테르담 작가님은 글모사 작가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데 마음을 쓰신 분이죠.
스테르담 VOD팀 합류할 때 저를 돌아봐도 그래요. 쟁쟁한 작가들 속에, 어리바리 중년 아줌마가, 남성 작가랑 소통이 잘 안되면 어쩌나.... 그런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나 첫 모임에서 의혹이 다 사라졌어요. 작가님은 한 번도 날카로운 조언을 한 적 없었죠. 가르치려 하지도 않았고요. 세상에! 글은 쓰면서 배우고 느는 거라고. 꾸준히 쓰면 된다고. 쓰는 사람이 작가라고. 글모사 퇴고와 출간 전 과정에서, 작가님의 마음은 한결같았어요.
스테르담: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글모사의 취지나 글쓰기를 어려워하시던 분들께서 내어 놓은 글이라는 것, 스스로의 퇴고 과정을 통해 성장한 그 과정을 보셨다면, 표현을 달리해서 피드백을 주셨을 것 같아요. 어느 작가님껜 더없이 좋은, 기쁘고 큰 의미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모사의 출판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친구분의 조언 감사하고, 제가 더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나 혹시라도 우리 작가님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글의 가치와 의미는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진 않았으면 합니다.
모든 부족함의 탓은 저로 인함입니다. 작가님들의 글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는 것 잊지 말아 주세요~!^^
나: 넵! 저도 글모사로 인해 얻은 게 넘나 많거든요. 그 의미와 가치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작가로서 거치는 과정이라 고맙게 받아들였습니다.
글모사 단톡방에서도 스테르담 작가님은 다른 작가들의 마음을 돌보시더군요. 글쓰기를 막 시작한 작가들이행여 마음을 다칠세라. 아~ 수고많으셨어요. <글로 모인 사이>가 개선할 점은 따뜻하게 받아들이되 부족하다면 모두 자기 탓이라고 거듭 고백하셨죠. 단지 '글로 만난 사이'에 이런 큰 감동의 파도라니! 저 새삼 고백하는데요. 글모사 하길 백 번 천 번 잘한 선택이었어요.
제게 글모사의 의미와 가치는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는 거 맞아요.
이 모든 과정이 제겐 글모사의 매력으로 다시 다가오네요. 작가로서 글을 쓰겠다면 평가는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요 통과의례 아니겠어요? 언제나 삶의 현실이 이론보다 훨씬 살아있는 공부잖아요. 작가님들과 함께라서 정말 고맙습니다. 글 쓰는 과정도, 책 내는 과정도, 그리고 날카로운 후기를 받아들이는 과정까지. 이렇게 함께 배우는 거로군요. 작가들이 소중하고 그 글이 모두 반짝이고 말고요.
제겐 우리의 이런 돌봄과 소통이이야말로 찐 글모사의 맛이다 싶네요. 그 마음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그 관점이 정말 소중하고 반짝이고 의미가 있다는 것 작가님도 잊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아무리 대작가로 잘나가는 날이 오더라도(?) 초심자들을 향한 그 마음과 태도 변치 말아 주세요. 글로 모인 사이, 그건 진정 반짝반짝 빛나는 글쓰기였습니다. 좋은 시작이었고요. 우린 더 빛나게 글을 쓸 거고요.
우리 작가님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글의 가치와 의미는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가님들의 글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는 것 잊지 말아 주세요~!^^
"우리 글로 모인 사이 하실래요?"
감동의 파도에 몸을 실은 김에, 스테르담 작가님의 공지 글을 공유해 봅니다. 제가 하고 싶어서 했고 의미있었고 즐거웠던 '글로 모인 사이'였으니까요. 기꺼이 다른 분들께 강추하고 싶어 지네요. 어디선가 나처럼 글쓰기 앓이를 하는 초보 작가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멍석 깔아놓은 자리가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네요. 마주 보고 웃으며, 같이 하자고 손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 글로 모인 사이 하실래요? 같이 가요!
가슴에 뭉클 공감의 물결이 일어나네요. 우린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랑께요! 같은 고민을 하며 함께 쓰는 작가들이 여기도 있답니다. 제가 그랬듯 뻔뻔하게 숟가락만 들고 글모사 밥상에 끼어 앉으면 된답니다. 어서 와~~ 글쓰기는 처음이지? 글모사도 처음이지? 아! 글모사 에필로그 쓸 때 제가 고백했더랬죠. 이거 금방 다시 하고 싶을 거 같다고. 맞아요. 지금 글을 쓰는 제 마음이 딱 그래요. 글로 모인 사이, 이거 진짜 또 할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