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1반 정가현에게
날 이끌어 줄 별들을 올려다봐
모든 신호에 귀 기울여
그게 뭘지 아는 게 나를 움직인다면
그럼 내가 제일 먼저 도전하겠어.
그래서 소원을 빌어
이 소원보다 우리에게 더 나은 걸 바라며
-영화 <위시>, 'This Wish' 중
영원히 지지 않는 별 가현아!
새해가 어느새 한 달이 가는구나. 새해 아침 해맞이한 게 정말 어제 같은데 말이야. 새해 첫 개봉영화로 <위시>를 본 게 1월 3일이었는데 어쩜 시간은 이리도 정신없이 달아나니 가현아. 네게 편지를 쓰는 이 시간 나는 깊이 숨 고르기를 하며 별을 바라보는구나. 새해 새 소원을 별에게 보내는 복된 시간이구나.
새해를 디즈니 애니메이션 <위시>로 출발했다 해도 과언이 아냐 가현아. 판타지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나는 날이 갈수록 좋구나. 노랫말로만 적으니 잘 실감이 안 날지 몰라서 이달엔 음악 파일도 올리려 해. 지금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쓰고 있어. 노래가 가현 별에게 가 닿길,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길 소원하며 말이야.
가현 별~~~
<위시>는 디즈니가 100주년 기념 기획이자 62번째 애니메이션 영화래. 나는 세 아이들 키우는 엄마로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같이 보곤 했어. 그런데 점점 나를 위한 판타지로서 좋아하게 되더구나. 날로 진화하는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놀라워. 감독, 각본, 원안, 제작, 이런 항목엔 모두 이름이 둘 이상 나와. 집단 지성의 힘이로구나 확인하게 돼. 어떤 천재도 모든 걸 다 잘할 순 없잖아. 날짜를 기다렸다가 한달음에 개봉 첫날 보고 며칠 후 다시 봤는데 아직 또 보고 싶을 정도야. 쉽고 단순하지만 생각할 게 많은 작품이라 너도 좋았지?
<위시>에서 내가 가장 맘에 든 점이 뭔지 아니? 바로 별이야. 별, 어릴 적 여름밤 평상에 누워 은하수며 별자리를 찾던 시절이 있었건만 별을 잊은 삶이었지. 10년 전 너희가 별이 된 후 나는 '별을 품은 사람'으로 사는 복을 받았구나. 그래, 주인공 아샤도 매력적이고 메그니피코의 부인 아마야 왕비도 멋졌지만, 내 가슴은 별이 가장 크게 들어왔단다. 노래 가사에서 보듯 아샤는 소원을 독점하려는 왕을 버리고 별에게 자기 소원을 빌어.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아샤를 별이 찾아와 함께 소원을 이루어가며 친구가 되더구나.
아이들을 좋아하는 가현아!
아이들을 좋아해서 가현이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지. 여섯 살 많은 오빠와 네 살 터울 언니가 있는 3남매의 막내이자 언니랑 단짝 자매였구나. 집안에서 사랑받는 귀염둥이면서 동시에 애어른 같았다니, 네 캐릭터가 너무너무 멋져 보여. 가끔 언니가 동생 같고 동생이 언니 같았다며? 맞아맞아, 우리 자매들 간에도 그런 경험 있어. 넌 분명 아이들과 친구처럼 즐겁게 잘 놀면서도 책임 있게 돌보고 가르치는 멋진 선생님이 되었을 거야.
가현아, 꿈을 향해 2학년 되면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하던 너였는데, 네 꿈,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엄마와 언니와 세 모녀가 삼총사처럼 깔깔거리며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던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네 빈자리가 얼마나 클까. 셋이서 자주 다닌 과일주스 가게며 뽑기 하던 가게 앞을 엄마는 더 이상 지나다닐 수 없겠지. 성격 좋은 너는 언니가 하는 무슨 이야기든 잘 들어주었잖아. 엄마와 언니의 안녕을 가현별이 지켜주고 있지?
부르고 싶은 이름 가현아!
고백할게. 1월이니까 416 단원고 약전을 다시 봤어. '짧은, 그리고 영원한 1권' 〔너와 나의 슈가젤리〕 속엔 가현이 이름이 없지. 처음 2017년 약전을 읽었을 때부터 '별을 품은 사람들'은 너희 이름을 한 명 한 명 확인하고 불렀단다. 1반의 18명 별 중 약전에 빠진 문지성, 정가현, 조은화, 세 별을 포함해서 편지를 쓰고 묶었지. 더 알게 됐단다. 구술할 기운도 없었던 부모님의 아픔을 말이야. 그래서 올해 첫 별 편지는 약전에 누락된 이름, 많이 안 불린 이름, 정가현을 부르며 시작하고 싶었어.
가현아, 또 고백할게. 2024년이라는 새해를 맞는 내게 위시가 필요했단다. 잊히지 않을 소원, 꼭 이루어야 할 소원을 별을 바라보며 새롭게 하고 싶었을 거야. 너희가 별이 된 세월이 벌써 10년, 10주기가 와 버리다니. 미안하고 답답하고 무거운 한 해가 될 거 같아 두려웠어. 한 달 한 달 별 편지를 무슨 낯으로 쓸까 가현아. 그래서 가현별을 가슴에 품고 별에게 소원을 비는 영화를 함께 보았나 봐.
그래, 별이 있어서 너무 좋아 가현아. 가현별아 너를 부르고 너와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좋구나. 별이 내 마음을 알고 내 마음을 다독이며 함께 걸어 줄 거니까 마음이 놓여. 그래, 올 한 해도, 작고 보잘것 없는 이 한 사람, 내가 선 곳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며 살아낼게. 지지 않는 별이 함께 해 줄 거니까! 가현아! 사랑해!
(세월호와 함께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1반 정가현에게)
https://youtu.be/-RO9JTvpKuI?si=x_3RI5vtykf7xt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