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표지 시안을 받고
야호~~
새책 표지 시안이 왔다.
너무 이뻐서 소리 지르지 않을 수 없다.
두 개 시안 중에 고르라지만
나는 출판사의 뜻을 따를 작정이었다.
조 사장님 조심스럽게 말씀하신다.
"저 개인적으론 두 번째가 좋아요."
아이고 좋아라. 그럼 더 뭘 고민하랴.
"저도 좋아요! 그렇게 하세요."
가뿐하게 표지가 결정됐다.
올봄에 변신한 내 파마머리까지 반영됐다.
열심히 글 쓰는 작가니까 공책줄 바탕이란다.
오른팔을 주먹으로 든 여자 뒤로 그림자.
왼팔엔 두꺼운 책을 두 권 끼고 있다.
무슨 책일까?
보라색 바지와 연보라색 모자
곳곳에 아름다운 상징투성이다.
어쩜 이리도 잘 그렸을까.
글은 작가가 쓰지만
책이라는 작품은 출판사가 만드는 것.
책을 내는 과정에서 더욱 절실히 느꼈다.
표지 결정은 내가 고집할 게 못된다.
지난번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 때 그랬듯
가장 어울리게 고민하고 기획하고 만들 텐데
그 분들의 뜻을 따르는 게 최선 아니겠나.
편집, 디자인, 일러스트, 끝까지 수고한 분들께
내가 보낼 수 있는 최선의 감사요 박수겠다.
생각비행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더구나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라.
작가가 훅 손대고 다시 쓰고 고치며
편집자들을 수고롭게 한 게 몇 번이던가.
모든 과정에서 내 목소리를 들으며
내 뜻을 반영하며 작업해 온 분들 아닌가.
표지까지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맘에 든다.
책의 정신을 아주 잘 포착한 일러스트니까.
작가로서 나는 정말 복받은 사람이다.
걸음걸음 치유와 해방의 글쓰기였다.
곧『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를 만난다.
다음 주엔 서점 링크를 받을 수 있단다.
출산을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
브런치 북 <숙덕숙덕 사모가 미쳤대> 연재 시작할 때
조금 인용했던 그 시를 올려본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책을 쓰면서 수없이 회한에 잠기곤 했지.
오늘 아침은 그러나 전혀 다른 정서다.
춤추며 내 지나온 시간에 입맞추며
홀가분한 맘으로 시를 읽는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커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