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또 엄마의 화분 부추를 자르며
부추가 다시 파랗게 자라도록 엄마는 집에 오지 못했다
엄마집에 들르니 화분부추가 파랗게 자라고 있었다. 3주 전 와서 깨끗이 베어간 그 자리가 부추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집 가까운 병원에 있던 엄마가 대구 큰 병원으로 옮겨 입원하는 날이었다. 대구에서 언니와 여동생 부부가 오고 안산에서 나와 짝꿍이 가고 서울에서 작은 올케와 조카가 왔다. 기력이 약한 엄마를 위해 옷과 물건을 챙기려고 나와 짝꿍이 빈집에 들렀을 때였다.
베어진 저 부추가 다 자라도록 엄마는 집에 오지 못한 것이다. 내가 또 깨끗이 자른 이 부추를 엄마가 먹을 일은 없을 것이다. 부추 곁 화분에서 뜯은 민들레잎이며 고들빼기도 비름나물도 뜯었다. 이제 엄마는 집에서 이 푸른 것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더 먼 곳으로 떠나갔다. 엄마는 다시 집으로 올 수 있을까? 깨끗이 베어진 부추가 다시 자라 올라오는 걸 엄마는 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