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이 험한 꼴, 말이 안 되는 못볼 꼴 안 보고 좋은 나라로 갔네?엄마가 이 땅에 없다는 게 오늘은 참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미친 나라 미친 대통령의 밤이었어.미친 망나니 칼춤은 153분만에 끝났어. 이게 나라야?
2024년 12월 3일 밤, 길게 저녁산책을 하며 친구 범수와 수다를 떨고 돌아와 씻고 자려는데 희안한 소식이 계속 올라오는 거야. 윤대통령비상계엄 선포?이게 어느 시대 얘기지?설마, 가짜 뉴스려니 했어. 그런데 실화였네. 영상을 찾아보고 실시간 국회 상황을 보는데,잠자긴 걸렀어.자정 넘었는데 결국 다시 옷을 입고 진보당 벗들과 국회 앞으로 나갔어. 미친 시키, 욕이 절로 나왔어.
44년만의 계엄령, 새벽 1시의 국회 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4시 27분 윤대통령 계엄해제 담화, 4시 59분 합참의 병력 복귀 및 계엄사령부 해체.
술쳐먹고 계엄 놀이로 지랄한 거 아냐? 미친 개에겐 몽둥이지.화가 나고두려움 보단 참담함이 컸지. 굥이코너로 몰리긴 했나 봐. 국민이 바본 줄 아는 저런 멍충이가 대통령이라니, 창피해서 못 견디겠더라?
잊을 수 없는 역사의 밤, 역사의 현장이었어. 엄동설한 국회 앞에젊은이들이 많이 보여 참 좋더라. 자유 발언 마이크를 잡는 사람들이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여성 노인 등등... 시민의 힘 엄청났어. 이제 진짜 싸움 시작이야 엄마. 싸움의 기술 연마하는 딸 응원하며 지켜봐잉?
각계각층에서 아침에 새 성명과 시국선언이 올라오고 있어, 엄마와 가장 관심이 닿은 사람들, 기독교인 중에도 여성교역자들의 성명서하나만 읽어 줄게.
[기장 전국여교역자회 성명]
민주주의 유린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강력히 규탄한다!
국가내란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자들을 즉각 구속하라!
44년만의 계엄령, 새벽 1시의 국회 계엄해제 요구안 가결, 4시 27분 윤대통령 계엄해제 담화, 4시 59분 합참의 병력 복귀 및 계엄사령부 해체.
우리는 피땀으로 일궈온 민주주의가 한순간에 짓밟히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목도했다.
윤대통령이 즉각 계엄령 해제 공표를 하지 않은 4일 새벽 내내 국민들은 두 눈을 뜨고 주시하였다. 헬리콥터와 탱크를 몰고 온 공수부대가 국회로 달려온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눴고, 국회 창문을 부수고 진입하여 국회의장과 여야대표 등을 체포하려 했던 정황까지 확인되었다. 또한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며 내린 계엄령 포고문(1호)에는 정치, 집회, 표현, 언론, 출판의 자유 등을 금하고 위반할 시 처단하겠다 명시되어 있다. 처단이라니, 이 총제적인 폭압 앞에 우리는 맹렬히 분노한다.
계엄을 제안했다는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친위 쿠데타에 가담한 군, 국회 진입을 막은 경찰, 정치적 생명을 공안정국-계엄령으로 타개하려했던 윤석열 대통령, 모든 관련자들을 구속하여 철저히 조사하라.
우리는 하룻 밤이었지만 제왕적 대통령과 유착된 권력이 언제고 폭압을 휘두를 수 있음을 경험한 공포의 하룻 밤을 지나왔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더 나은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해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 싸워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국여교역자회는 이 사회에 더 나은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