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고 나니 어느새 벚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260411. 토. 맑음. 16/8
벚꽃이 눈부시게 피고 또 처연하게 떨어지고 있다. 봄비가 오고 바람 불고 햇살이 비친다. 나무에도 땅에도 산에도 하늘에도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아직 앞다퉈 솟아나고 고개 내밀며 피어야 하는 꽃천지인데, 또 어느 쪽에선 하얗게 하얗게 꽃잎이 떨어지고 흩날리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가는 모습 그대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내 평생 첫사랑이란 걸 그리워해 본 적 없는데, 저 고운 낙화, 첫사랑일 것만 같다.
낙화, 첫사랑
김선우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아주 조금만 먼저 바닥에 닿겠습니다.
가장 낮게 엎드린 처마를 끌고
추락하는 그대의 속도를 앞지르겠습니다
내 생을 사랑하지 않고는
다른 생을 사랑할 수 없음을 늦게 알았습니다
그대보다 먼저 바닥에 닿아
강보에 아기를 받듯 온몸으로 나를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