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시 날 잡자.

일정이 겹친 걸 하루 전에 알게 된 당혹감

by 꿀벌 김화숙

260428. 화. 맑음. 16/6


"내가 내일 일정 있었다는 걸 오늘 알았어. 우째~~ 급 연락한다. 내일 우리 줌 어려울 듯 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다시 날 잡자. 담 월요일4일 저녁은 합창단 연습 방학이라 난 시간이 돼. 연휴 중간이라 좀 거시기하면 7일 목요일 저녁도 돼. ㅠㅠㅠㅠ 정말 미안해. 일단 첫 모임을 해야, 같이 얘기하고 일정 잡고 진행할 텐데 그쟈? 용서해 조."


어지간하면 이런 일 자주 없게 하려 노력하며 사는데 아.... 완전 미안하고, 괴롭고 또 미안하다. 카톡에 대고 고개를 조아려야 했다. 일정이 겹치기로 잡혀 있다는 걸 하루 전에 알게 됐으니 말이다. 4월이 워낙 416세월호 참사 12주기 관련 행사에 416합창단 공연이 많은데다 바쁜 한 달이었다. 416합창단 우선으로 하다 보니 매주 월요일 합창단 연습과 겹쳐지는 일정은 거의 못 가게 되고, 그러고 나면 이런 사달이 난다.


2주 전에 이달 마지막 수요일 저녁이 비었다며 내 시간 중심으로 잡았더랬다. 김이박 세 여자가 책쓰기 모임을 같이 해보자는 줌 모임이었다. 나와 함께 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내가 강사로서 책임 맡는 일도 아니고, 벗들끼리 각자 작업하되 함께 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참 기쁘게 가볍게 일정을 잡았더랬는데 알고 보니 2주 전 월요일 내가 빠진 그날 진보당선대본 회의가 이 수요일로 잡혀 있었다.


정말 미안한 일이고 마음에 안 드는 일이었다. 세상 뭐가 그래 바쁘다고, 중뿔나게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이름을 떨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정신없이 사는가 말이다. 뭘 줄이고 뭘 빼야 할까?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다이어리를 들여다 보게 된다. 아무리 확인해도, '쓸데없이' 하거나 '과도하게' 벌인 일은 하나도 없다. 뺄 게 없다. 그러니 어쩌겠나.


미안하다. 그러나 나를 용납한다. 크고작은 실수를 끼고 사는 법을 배운다. 몸이 하나라서, 깜빡깜빡해서. 활동가로 작가로 살자니 그런 거라며 말이다. 5월 4일 월요일로 다시 정할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