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사진 에세이] 같이 좀 먹자
나비 애벌레가 텃밭을 초토화시켰다.
텃밭, 화분 여기저기가 난리다.
흙과 잎을 뒤집어보니 애벌레가 수두룩하다.
며칠 동안 열 마리 넘게 잡은 것 같다.
많이 먹고 똥도 엄청 싼다.
상추와 근대, 갓, 무 잎사귀까지. 못 먹는 게 없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겠고, 남아나는 게 없어서 텃밭 가장자리로 몰아두었다.
다시 와서 먹으면 내 팔자라고 생각해야겠다.
애벌레, 너 양심이 너무 없는 거 아냐?
같이 좀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