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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Aug 03. 2021

정말 맛있는 단호박

[다섯 줄 사진 에세이] 단호박 전단지 만들기

제주에서 농사를 짓는 친구가 있다. 부부가 젊었을 때는 다른 일을 하다가 아이 셋을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찾다가 농사로 전업했다.

농사를 전혀 모르는 이 부부는 땅을 빌리고, 조금씩 작물들을 키워나갔다.

농사를 짓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직장에서 받는 월급보다 금액이 적다는 것을 알기에 처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큰돈을 벌 목적이 아니고, 다섯 가족이 먹고살 만큼만, 그리고 미래의 행복이 아닌 현재의 행복에 충실히 사는 것에 만족하기 위해 농사를 짓는다고 친구는 말했다. 


친구와 안부 전화를 하다가 전단지 얘기가 나와서 망고보드 플랫폼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알려줬다. 친구는 망고보드를 써 보지 않아서 이해를 못했다. 시간이 있어서 사진과 텍스트를 보내면 만들어서 보내주겠다고 했다. 

전단지를 만들어서 보냈더니 굳이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전단지를 만든 사람이 먹어봐야 할 것 아니냐며 

단호박을 보냈다. 짙은 녹색빛을 띠는 단호박이 신선해 보았다.

별 기대 없이 단호박을 쪘는데, 너무 달고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단호박 중 가장 당도가 높은 것 같다. 하루에 두세 개는 쉽게 먹을 수 있었다. 


엄마는 워낙 단 것을 좋아하셔서 살짝 꿀을 바르고 견과류를 뿌려주었다. 매일 이렇게 한 개씩 드신다. 단호박으로 된장국을 끓였더니 그것도 일품이었다. 

맛이 좋아서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했더니 그들 역시 자신들이 먹어본 단호박 중 가장 달고 맛있다고 한다.

농사로 가족의 생계를 일구며, 소박하게 사는 친구 부부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농사를 지으며 삶에 만족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망고보드에서 작업한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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