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지음
<금강경오가해> 야보선사의 시
오두막 이슥한 밤
홀로 앉아 있으니
고요하고 적적해
본래의 자연
무슨 일로 서녘 바람
숲을 흔드는고
외기러기
먼 하늘에 울고 간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었다가 지고, 구름이 일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강물이 얼었다가 풀리는 것도 또한 자연의 무심이다.
이런 일을 그 누가 참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자연 앞에 무심히 귀를 기울일 뿐이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려면 입 다물고 그저 무심히 귀를 기울이면 된다. 무심히 귀를 기울여라.
<금강경오가해>
금강경에 대한 부대사의 찬과 육조의 구결과 규봉의 찬요 및 야보의 송, 종경의 제강을 합친 책
http://www.museum.go.kr/site/main/relic/search/view?relicId=3157
하버드 대학의 교수로 있다가 어떤 계기에 이름을 인도식으로 바꾸고 명상 수행자가 된 '람 다스'는 생활 규칙으로 다음과 같이 권유한다.
- 하루에 한 시간은 조용히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라.
- 푹신한 침대가 아닌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자라.
- 이런저런 생각 끝에 잠들지 말고, 조용히 명상을 하다가 잠들도록 하라.
- 간소하게 먹고 간편하게 입으라.
- 사람들하고는 될 수 있는 한 일찍 헤어지고 자연과 가까이 하라.
- 텔레비전과 신문을 무조건 멀리하라.
-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하라. 그러나 그 결과에는 집착하지 말라.
- 풀과 벌레들처럼 언젠가 우리도 죽을 것이다. 삶다운 삶을 살아야 죽음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오랜만에 법정 스님의 글을 읽어보았다. 아픈 몸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병이 재발할까 봐 무리하기가 두렵지만 조금씩 천천히, 다시 산책을 하고, 글을 읽고 있다.
람 다스의 생활 규칙 중 [무슨 일에나 최선을 다하라. 그러나 그 결과에는 집착하지 말라.] 문구가 눈에 들어오는 날이다. 오늘은 강의가 두 건이나 있다. 가능한 하루에 한 번만 하자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저녁 강의는 의미가 있는 곳이라 잡게 되었다. 두 강의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그러나 결과에는 집착하지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