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사진 에세이] 여름의 선물
올여름에 받은 선물들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제주에 다녀간 친구는 화장품 선물을 보냈다.
나의 이름과 반려견 미소의 이름을 이니셜로 새겨주었다.
미소 이름을 보자 마음이 울컥했지만, 올해 미소가 떠난 지 3주기가 된다. 그녀의 세심함이 참 고마웠다.
다 쓰고도 간직할게.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자주 안부를 묻는 후배가 보낸 선물이다.
오래전에 인터넷 회사에서 같이 카피라이팅 작업을 했다.
20대 후반이었으니 한참 오래전이다.
이 친구와 일할 당시, 또래들이 많았는데, 그때가 일하는 재미가 참 컸다.
직원인 동시에 다들 친한 친구가 되었다.
정말 밤새 친구들과 새로운 아이템을 가지고 회의했던 기억이 난다.
이 후배가 지금은 글을 쓰는데, 작년에 토지문학관에 들어갔다가, 그 옆 목공소 주인장과 친해져서
지인들 빵 도마를 구입했다고 한다. 내 도마는 붉은빛이 감도는 호두나무로 만든 거다.
참고로 목공소 주인장은 유해진을 많이 닮았다고 한다.^^
이 후배가 도마 하나를 보내자니 상자가 비었다며, 신발이며 옷이며, 이것저것을 챙겨 보냈다.
남에게 잘 베푸는 성격이다.
대학원 과정에서 알게 된 후배가 보내준 쿠폰으로 산 피아노 연주집이다.
이 후배와는 몽골 여행도 같이 가면서 더 친해졌는데,
가끔씩 전화로 자신의 논문 문제를 상담하곤 한다.
하루는 고맙다고, 그림책 사서 보라고 도서상품권 쿠폰을 보냈다. 쿠폰을 받기가 그래서 커피 쿠폰을 보냈더니, 후배가 이게 뭐냐고 주고받는 거냐고 웃는다.
그림책을 살까 하다가, 좀 의미 있는 도서를 사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책을 받아본 순간, 곡이 쉽지 않아서 과연 칠 수 있을까 고민되었다.
이 후배에게 이 책을 샀다고 알려주면서, 후배 논문 끝날 때까지 한 곡을 마스터하기로 했다.
과연 잘 될까 모르겠다. 열심히 연습하면 뭐가 되긴 하겠지.
선물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일이다.
작은 선물이라도 마음이 담기면 충분히 가치 있고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