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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영미 Apr 08. 2021

엄마와 내기에서 지다ㅜㅜ

-식물 이름 맞추기


아침 식사를 마치면 엄마와 나는 늘 텃밭을 구경한다.

싹이 막 올라오는 모습이며, 화분에서 올라온 꽃봉오리가 언제 필까 매일매일 관찰한다.

텃밭 관찰은 참 즐겁다. 아침, 점심, 저녁마다 들여다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



오늘은 엄마가 백합꽃이 피면 크다는 얘기를 하다가, 돌담에 핀 식물이 백합이라는 거다.

"아냐. 저건 백합 아니야."

내가 우겼더니 엄마는 백합이 맞다고 했다.

"내기할까? 만원 빵!"

"그래. 만 원 벌게 생겼네."

엄마는 비웃듯 내기에 동조했다. 

"이거 백합 아니야."

나 역시 이길 것을 자부하며 잘난척했다. 

산자고인가? 뭐지? 사실 나도 정확히 무슨 풀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웬걸, 점심을 먹고 사진을 찍어서 앱에다 물어보니, 둘 다 백합으로 나온다.

이럴 수가. 아무리 봐도 잎의 나기가 백합과는 다른데.  


나는 사실을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다. 

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보려고 한다. 앱이 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분명히 작은 하얀 꽃을 피울 것만 같다.

엄마와 내기에서 지다니ㅜㅜ

만 원이 날아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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