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름 맞추기
아침 식사를 마치면 엄마와 나는 늘 텃밭을 구경한다.
싹이 막 올라오는 모습이며, 화분에서 올라온 꽃봉오리가 언제 필까 매일매일 관찰한다.
텃밭 관찰은 참 즐겁다. 아침, 점심, 저녁마다 들여다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
오늘은 엄마가 백합꽃이 피면 크다는 얘기를 하다가, 돌담에 핀 식물이 백합이라는 거다.
"아냐. 저건 백합 아니야."
내가 우겼더니 엄마는 백합이 맞다고 했다.
"내기할까? 만원 빵!"
"그래. 만 원 벌게 생겼네."
엄마는 비웃듯 내기에 동조했다.
"이거 백합 아니야."
나 역시 이길 것을 자부하며 잘난척했다.
산자고인가? 뭐지? 사실 나도 정확히 무슨 풀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웬걸, 점심을 먹고 사진을 찍어서 앱에다 물어보니, 둘 다 백합으로 나온다.
이럴 수가. 아무리 봐도 잎의 나기가 백합과는 다른데.
나는 사실을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다.
꽃이 필 때까지 기다려보려고 한다. 앱이 틀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분명히 작은 하얀 꽃을 피울 것만 같다.
엄마와 내기에서 지다니ㅜㅜ
만 원이 날아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