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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송작가 황초현 Mar 20. 2022

신께도 감사하고, 어머니께도 감사해요.

건강과 열정, 행운


BG.  up & down


환갑을 맞이하는 어머니에게 아들이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고 묻자,

운전면허를 따고 싶다고 했습니다.


운전학원을 다닌 어머니는 몇 달만에 면허를 땄고

아들은 선물로 초보자가 타기에 적당한 중고 자동차를 사드렸지요.     


일주일 뒤, 동네 친구 둘과 함께 나들이를 간 어머니.

용기 있게 출발한 건 좋았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초보운전이다보니 차선을 바꾸기가 어려워, 계속 직진!

고가를 넘어, 가고 또 가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고속도로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겁이 덜컥 난 어머니는

이대로 계속 직진하다간 안 되겠다 싶어 갓길로 차를 세우기로 했는데요

차를 세우려는 순간

너무 긴장한 나머지, 난간에 들이받고 말았습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결국 레커차로 자동차를 끌어와야 했지요.

     

면허 딴지 일주일 만에 자신들을 태우고 나들이를 갔다는 사실을

다녀와서 알게 된 어머니의 동네 친구.

두 분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한 친구는 익숙하지 않은 운전 실력으로 자신을 태웠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화를 내, 사과를 하고 또 해야 했습니다.


또 한 친구는

자신이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께 찾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하느님은 계신 게 분명해요.

 운전을 잘 못하는 친구 차에 타고 고속도로까지 갔고

 갓길에 부딪히는 사고도 있었는데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왔거든요.”     

...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추슬러야 했던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자, 

아들이 말했습니다.     


“저는 신께도 감사하고, 어머니께도 감사해요.

 이렇게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하실 수 있고

 그 건강과 열정을 행운으로 지켜 주셨으니까요.

 그리고 그건 바로 

 언제나 웃으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젊게 살아가시는

 어머니의 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생신 축하드려요, 어머니.”

          

(M)           Up~ Down~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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