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토리텔링

좋지 않은 상황도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by 방송작가 황초현


앞을 보지 못하는 걸인이

“저는 앞을 보지 못합니다. 도와 주세요”라고 씌어진 글귀를 써서

목에 걸고 길옆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통에는 몇 푼 모이지 않았다.


며칠 그곳을 지나던 어느 시인이

그의 글이 적힌 판을 뒤집어 무언가 써서 다시 걸어주고 갔다.


며칠 후,

그 시인이 소경 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벌이가 좀 나아졌습니까?”


그러자 그는 반가운 듯

“아! 선생님이 며칠 전 제 목걸이를 바꿔 걸어주신 후에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돈을 많이 던져줍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라고 물었다.


시인은 걸인의 글귀 판을 뒤집어

이렇게 다시 적어 걸어주었던 거다.


“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여름이 가까워 오건만

저는 아름다운 꽃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꽃과 신록을 보고 싶습니다...!”


걸인의 상황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는데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힘은 바로 스토리텔링에 있었다.


하늘 아래 스토리텔링 아닌 것이 없다- 라는 말처럼

현대에는, 광고도 스토리를 만들어 전달하고

기업에서도, 스펙보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개성 넘치는 사람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것이 부족해. 나에게는 이것이 없어’ 가 아니라

‘나에겐 이것이 있어. 나는 이것을 잘해’ 라는 자기긍정에서 출발해

누군가의 마음에 진실 되게 다가가는 나만의 스토리에선

좋지 않은 상황도 또 하나의 좋은 재료가 될 수 있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세상의 빛이 되는 얘기로

감동을 준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린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산다는 건 바로 질문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대답해야하는 자들입니다.

삶에 책임지고 답변하는 것 말입니다.”


질문에 답할만한 나만의 스토리가 있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건

‘실패 없는 성공’이 아니라,

‘실패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자기만의 성공이야기’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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