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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기 Feb 06. 2023

호주 바다, 그 많은 홍합은 누가 따먹나?

바닷새도 살이 오르는  계절

호주 바닷가 풍경은 계절마다 다르다. 늦여름인 지금은 한동안 몰렸던 피서객들도 대략 빠져 다시금 평온을 되찾은 듯하다. 모처럼 소렌토 앞바다 산책을 나서보니 불쑥 자라 있는 홍합이 눈에 들어왔다.

얕은 바닷물, 작게 솟아오른 바위 위로 빈틈없이 홍합이 붙어 있다. 버려진 목재다리 기둥에도 빽빽하다.

겨우내 온몸으로 매달려 있던 좁쌀만 한 것들이 쉴새 없이 밀리고 쓸리는 찬 파도를 버틴 것이다. 

그리고는 어느새 집도 늘리고 속도 꽉 채워 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만발한 홍합에 덥힌 작은 바위들이 섬처럼 여기저기 떠올라 있다.

한 소쿠리 따다가 뜨끈한 국이라도 끓여 먹고 싶지만 채취는 금물이다. 바닷냄새 머금은 시원한 국물이 아쉽구나!

그런 내 맘 아는지 모르는지 때맞춰 날아든 바닷새만 살이 통통 오른다.

약은 좀 오르지만 그래도 괜찮다. 인간이 끼어들지 않아 풍성해진 자연을 들여다보고 바라보며 평화를 누리는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다. 

모래섬에 한나절 널브러져 석양을 즐기는 연인들처럼 나도 이 시간이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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