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호주 노동 환경에 대하여
지난 주말은 노동절 연휴였다. 월요일이 노동절이다 보니 3-4의 휴가를 맞은 이들이 우리 동네 바닷가 마을로 물밀듯이 몰려왔다. 모닝튼에서 소렌토로 이르는 수십 킬로에 이르는 바닷가는 캠핑족들로 덮였다. 우리 가족은 어딘가로 떠난 건 아니고 여전히 일을 하느라 바빴지만 한결 마음이 여유로워져 짬짬이 바닷가 산책도 하고 지인들을 만나고 가까운 목장을 들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들을 생일 파티하는 친구집에 내려준 뒤, 로즈버드 바닷길을 걸었다. 지는 해가 구름과 수평선 사이에 젤리빈처럼 물려 있다. 달콤한 시럽이 터져 흐르듯 주변도 붉게 물들었다. 사람들은 물속에서 수영을 하다가 보트를 타고 노를 젓다가 혹은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며 지는 해를 감상했다.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데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다. 아! 인생이여...
저 멀리 바닷 끝엔 화물선도 지나고 유람선도 지나간다.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소중한 이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엮는 시간들은 가슴속에 평생 남겨진다. 그래서 인류는 노동 시간을 조절하고 여가를 확장하여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더 누리자는 목적으로 방법을 찾아 나간다.
노동 시간 단축을 논의하고 주 4일 근무를 연구한다. 인간의 생애 주기와 맞아떨어지는 노동 방식을 고안하여 유연성과 탄력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20여 년 전 호주에서 첫 취업을 했을 때 이런 노동도 가능하구나 놀랐었는데 한국은 이런 디자인에 여전히 접근조차 못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두 나라의 노동 효율과 복지에 관한 인식 차이는 적어도 30년 이상 벌어져 있다.
69시간 노동을 제안하는 한국 리더들은 외계인일까 악마일까. 보통의 인간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호주 노동환경에 대해 10여년전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