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신이 깨닫지 못한 매력, 남들이 모르는 자기만의 사연이 있다
각종 꽃들이 가득한 한 꽃밭에 키가 자그마한 민들레가 살고 있었습니다.
작고 왜소한 몸집의 민들레는 주변의 다른 꽃들에 가려서 햇빛을 보기도 어려웠습니다. 민들레의 주변에는 민들레 위로 훌쩍 솟아있는 키가 큰 꺽다리 해바라기와 향이 좋고 아름다운 장미, 아름답고 화려한 모란 등이 있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민들레는 스스로를 초라하다고 느끼며 주변의 다른 꽃들을 부러워했습니다.
민들레는 자기보다 훨씬 키가 큰 해바라기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아, 해바라기는 얼마나 좋을까? 저렇게 키가 크니 해님을 보기 쉽겠지?!’
민들레는 오른편에 다른 꽃들과 은은하게 조화를 이루는 안개꽃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안개꽃은 또 어떻고! 어떤 꽃들과도 잘 어울리니 모든 꽃들이 좋아할 거야!’
민들레는 왼편에 자리 잡은 화려한 모란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아, 꽃들의 왕이라 불리는 모란님처럼 나도 화려해지고 싶다!’
그 옆에 은은한 향기를 내는 장미도 있었습니다. 민들레는 장미를 보며 혼자 생각했습니다.
‘장미는 예쁘기도 하지만 향이 진짜 좋아! 모든 걸 다 가졌으니 얼마나 좋을까?!’
민들레는 기다랗고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안개꽃이 부러웠고, 자기는 올라갈 수 없는 높은 곳까지 솟아오른 해바라기가 부러웠고, 꽃들의 왕처럼 화려한 모란이 부러웠고, 향이 좋고 아름다운 장미가 부러웠습니다.
민들레는 해바라기에게 물었습니다.
“해바라기님, 해바라기님은 키가 크셔서 좋으시겠어요!”
해바라기는 자기 밑에 작게 피어있는 민들레를 내려다보며 대답했습니다.
“민들레야, 그렇지도 않단다.”
“왜요?”
민들레는 놀라서 해바라기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사실 소심한 성격이라 눈에 띄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 나는 작고 아담한 민들레 네가 부러운 걸!”
‘아 남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게 꼭 자기한테 좋은 건 아니구나!’
민들레는 자기를 부러워하는 해바라기를 보고 놀랐습니다.
“그래도 키가 크시니 멀리까지 볼 수 있고 좋지 않으세요? 저는 하나도 안 보이거든요.”
민들레는 약간 시무룩해하며 해바라기에게 말했습니다.
해바라기는 민들레의 말을 통해 자기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민들레는 작아서 멀리 볼 수가 없구나.’
“그래,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런 좋은 점이 있었구나. 고맙다 민들레야.”
해바라기는 부끄러운 듯 살짝 미소 지으며 민들레에게 말했습니다.
민들레는 오른편에 다른 꽃들과 나란히 피어있는 안개꽃에게 인사했습니다.
“안개꽃님 안녕하세요!”
안개꽃은 민들레에게 조용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민들레야 안녕”
민들레는 다른 꽃들과 조화를 이루는 안개꽃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안개꽃님은 언제 봐도 다른 꽃들과 사이가 좋아 보여서 부러워요!”
민들레의 말을 듣고 안개꽃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렇지만도 않아. 나는 다른 꽃들과 있으면 돋보이지 않는 걸. 다들 날 배경 같다고 생각할 거야.”
그 말을 하는 안개꽃은 의기소침해 보였습니다.
‘어떤 꽃 하고 든 잘 어울려서 보기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계셨다니...’
민들레는 놀라며 안개꽃에게 되물었습니다.
“아니에요! 안개꽃님이 배경 같다니 말도 안 돼요!”
그렇지만 안개꽃은 슬픈 표정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다른 꽃들과 같이 있으면 다들 다른 꽃들만 예쁘다고 하고 나에 대해선 신경도 안 써. 장미랑 있으면 다들 장미만 예쁘다고 한다고.”
민들레는 고개를 저으며 안개꽃에게 대답했습니다.
“아니에요 안개꽃님! 안개꽃님이 있어서 꽃밭이 다 조화를 이루고 아름다울 수 있는 걸요! 안개꽃님은 어떤 꽃들과도 잘 어울리고 정말 멋져요. 그런 꽃은 안개꽃님밖에 없을 거예요!”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던 안개꽃은 민들레의 말을 듣고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그래?”
민들레는 결의에 찬 표정으로 힘을 주어 안개꽃에게 말했습니다.
“그럼요. 안개꽃님은 안개꽃님만의 분위기가 있으세요!”
민들레의 칭찬을 들은 안개꽃은 바람에 살랑거리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고마워 민들레야. 너는 언제나 밝고 긍정적이라 보기 좋구나.”
‘내가 밝고 긍정적이라고?!’
민들레는 안개꽃의 칭찬을 듣고 자신의 장점을 하나 더 알게 되었습니다.
민들레는 고개를 돌려 모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모란님 안녕하세요!”
민들레의 인사를 받은 모란은 풍성하게 쌓아 올린 머리를 돌려 민들레를 보고 인사했습니다.
“민들레구나, 안녕!”
자줏빛 꽃잎의 모란은 아주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민들레는 모란의 화려함에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모란님은 언제 봐도 아름다우세요!”
민들레의 칭찬에 모란은 으쓱해졌습니다.
“그렇게 말해주다니 고맙구나, 민들레야.”
민들레는 모란을 부러워하며 물었습니다.
“모란님은 늘 아름다우시니 고민거리가 없으시겠어요! 꽃들 중에서 왕이시니 행복하시죠?”
모란은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렇지도 않단다. 나는 옆에 있는 장미 같은 향이 거의 나지 않아.”
모란은 그 이야기를 하며 매우 슬퍼 보였습니다.
“저도 향이 거의 나지 않는 걸요!”
민들레는 씩씩하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꿀도 거의 없단다. 그래서 벌도 나비도 오지 않아.”
그 이야기를 하며 모란은 더욱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 남들이 보기에 완벽해 보여도 자기에게는 크다고 생각하는 단점이 있을 수 있구나.’
“하지만 모란님은 꿀과 향이 없어도 모든 꽃들이 다 멋지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걸요. 있는 그대로도 멋지세요!”
모란은 민들레의 말을 듣고 기분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에겐 꽃 친구들이 있지. 고맙구나, 민들레야. 너는 참 배려심이 깊구나.”
민들레는 모란의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민들레는 모란 옆에 은은한 향을 내는 장미를 보고 인사했습니다.
“장미님 안녕하세요!”
장미는 민들레의 활기찬 인사에 대답했습니다.
“안녕 민들레야!”
민들레는 장미에게 부러움을 담아 말했습니다.
“장미님은 예쁘고 향도 좋으셔서 좋겠어요.”
장미는 민들레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줄기를 보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줄기에 가시가 많아서 내 주변에선 다들 나를 피해.”
민들레는 장미의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아 장미님은 줄기에 가시가 있어서 그런 불편함이 있었구나!’
“그래도 벌과 나비는 피하지 않고 많이 찾아오잖아요.”
장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습니다.
“그건 그래, 벌과 나비가 없었다면 나는 혼자였을 거야.”
민들레와 장미는 서로를 보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래도 난 네가 부러워 민들레야.”
장미의 말을 듣고 민들레는 놀라며 물었습니다.
“장미님은 제가 왜 부러우세요?”
장미는 민들레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너는 나중에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잖아. 하늘을 날 수 있다니 그게 얼마나 멋진 일이니! 우린 다들 여기 땅에 박혀서 어디로도 갈 수가 없는데.”
장미는 어디든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는 민들레를 부러워했습니다.
민들레는 자기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지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디로나 날아갈 수 있고, 어디에서나 꽃을 피울 수 있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달콤한 꿀을 가지고 있었고, 이밖에도 당연하다고 느꼈던 그 모든 것들이 자기만이 가진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모두에게는 각자 자기만의 장점이 있는 거구나!”
민들레는 자신이 깨달은 이 지혜를 전해주기 위해 민들레 씨가 되어 바람에 실려 멀리 날아갔습니다.
*본 작품은 2016 동서문학상 맥심상 수상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