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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한생글 Sep 21. 2023

별과 비슷한 모양을 가진 것

길지 않았던 날들을 돌아봤을 때 내 인생에서 반짝이던 순간들이 기억난다. 진심의 순간들. 그 순간들은 눈물과 맞닿아 있었다. 원하던 대학에 불합격을 통보받던 날, 바라던 시험 합격발표 순간, 지쳐있던 어느 날 떠났던 여행, 결혼을 앞두고 받은 청혼. 슬프거나 기쁘거나 둘 중 아무것도 아닌 순간에도 눈물은 차오른다. 마음이 동한 어느 일상적이거나 특별한 순간에.


근데 안타깝게도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너무 오랜 시간 눈물을 흘렸었다. 고장 난 수도꼭지에서 물이 하염없이 흐르는 것처럼. 유일하게 그 힘듦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우는 것 밖에 없는 것처럼 눈물이 났다. 쌓아왔던 둑이 무너지듯이. 바다 깊숙이 끝도 없이 가라앉듯이. 그 시간들조차 진심이었다. 진심이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눈물이 나거나 당황하지는 않았을 텐데. 여러 시행착오 끝에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마음을 주는 법을 배워가고 있지만 난 여전히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무언가에 감동을 받아 눈물 흘릴 줄 아는, 아픔을 서로 나누고 그 안에서 위로받고, 저마다의 힘듦이 무시당하지 않고 존중받는 사회를 꿈꾼다.


내가 흘렸던 눈물은 별과 비슷한 모양을 가졌다.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알 수 있는 내 인생의 진심인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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