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성윤 May 09. 2022

반미 샌드위치와 젤라또에 얽힌 사연

고시엔 야구와 고시 공부

대학 후배중에 굉장히 많은 페북 친구로부터 열렬하게 추앙받을 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여러 권의 책을 내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후배가 베트남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낸 내용을 올렸는데, 사진을 보니 음식점 이름이 너무나 강렬했다. Pho ong Nam 이라고 적혀 있는 알파벳을 그대로 읽으니 '포옹남' 이었다. 포옹남이라면 포옹하는 남자?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듯 했는데,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름이어서 '한국'을 겨냥한 맞춤 작명이라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반미 샌드위치에 대한 일화가 떠올랐다. 몇년전부터 반미 샌드위치라는 베트남 음식 이름이 들리기 시작했는데, 반미는 당연히 anti-america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베트남과 미국이 전쟁을 하던 시절 미국식 샌드위치가 아닌 베트남식의  anti-america 샌드위치를 만들었고, 이게 반응이 좋아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 분명하다고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반미가 바게뜨 빵을 의미하는 베트남어라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포옹남에서 되살아났다. 포옹남 사건을 통해 예전에 실제로 겪었던 일화가 떠올랐다. 때는 2006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취재중에  일어난 일이다. 글래스고 숙소에서 가이드 하던 분이 아울렛 가는 길을 교민에게 물었더니 '고속도로 쭉 타고 가다가 첫 번째 출구에서 빠져나온뒤 엠팔타면돼' 라고 대답했다. 그 말대로 고속도로 출구로 나왔지만 엠팔이란 표지판을 발견하지 못했다. 가이드가 지나가던 현지에게 'How can I take empal?' 이라고 물었더니 글쎄 엠팔을 모르는 것이었다. 당황한 가이드는 '아울렛 가려는데, 어떻게 가야하나?' 라고 물었더니 '아 엠에잇을 타면 된다'라고 대답했다. 현지 교민이 말한 엠팔은 empal이 아니라 M8인 것이었다. 이것이 피식하는 내용이라면 M8 사건과는 비교도 안될 놀라운 이야기를 후배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현재 대학교수로 재직중인 후배가 미국에서 유학 초기 시절, 델리 가게에 들어가니 점원이 갑자기  '전라도?' 라고 물었다고 한다. 깜짝 놀란 후배는 'No. I'm from 경상도' 라고 당황하며 대답했는데, 점원은 WHat 하더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뒤의 외국 사람에게도 '전라도?' 라고 묻자 이 사람은 yes라고 말했고, 점원은 아이스크림을 주었다고 한다. 점원의 전라도는 알고보니 '젤라또' 였던 것이다. 'Do you want to buy gelato?'라는 회화는 현실에선 'gelato?' 한 마디면 충분했던 것이었다.

 2달전 출간한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은 알라딘이나 YES24에는 역사로 분류되어 있고, 연관 검색어는 주로 스포츠나 일본 문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교보문고에서 제시한 키워드 Pick 추천책에는 첫 번째로 '고시'가 등장한다. 해커스 보세사 이론 및 기출 문제가 나오고 메가쌤 교육학이란 책이 키워드 Pick 추천책이다. 그런데 내가 교육학과 출신인데다 고시엔이 학생 야구인 점을 감안하면 전혀 관련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 듯 하다. 어쩌면 나의 전공과 책 내용까지 고려한 선택일 지도 모른다. 후배가 올린 포옹남은 서강대 점인데, 우리 집에서 가까운 편인 당산 포옹남도 존재했다. 한강 지날때마다 궁금하던 곳인데 조만간 포옹남가서 반미 샌드위치를 먹어야 할 것 같다. 후식은 물론 젤라또로.

작가의 이전글 당선자-당선인 논란으로 생각해본 야구 용어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