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걷게 한 단어, 사회복지사

by dreamer

인생은 때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조용히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진 것도 아닌데, 마음속 어딘가가 살짝 기울어지기도,

그 기울기에 따라 발걸음이 다른 길을 향하게 되기도 한다.

나에게 사회복지라는 단어가 들어온 것도 그랬던 것 같다.

처음부터 알고 계획하고 있었던 길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꽤 오랫동안 전혀 다른 세상에 살았다.

패턴과 색, 트렌드와 경쟁이 매일의 언어였던 디자이너의 세계.

그 안에서의 나는 늘 바쁘고, 성과와 결과를 향해 달려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성취의 순간마다 마음 한쪽이 비어 있는 느낌이 있었다.

사람과 마음을 주고받기보다, 완성된 무언가와 결과만을 내놓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이유가 흐릿해지며 몸과 마음이 지쳐 갔다.


나는 내 일을 계속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성과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드는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사회복지라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려움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았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일.


어느 날, 나는 작은 노트에 한 문장을 적었다.

“누군가의 오늘을 조금 더 나은 오늘로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문장이 나를 앞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교재를 펼치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고,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느리고 버거웠지만,

확실히 행복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이 길을 선택하기 전의 시간들도 모두 연결되어 있었다.

디자인을 하며 쌓아온 기획력, 소통 능력, 사람들의 필요를 읽어내는 감각이

이제는 다른 모습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전혀 다른 듯 보였던 과거와 현재가, 한 사람의 삶 속에서 이렇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사회복지사라는 이름은 아직 완벽하게 내 것이 아니다.

이제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1급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그 길을 걷는 마음만큼은 이미 제 안에 깊이 자리 잡았다.

이 길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삶의 태도’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거창한 희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니까.


다음 이야기는

“퇴사 후 공허함 대신 공부를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하려 한다.

일을 내려놓은 뒤 찾아온 깊은 공허함 속에서, 나는 왜 하필 공부를 택했을까.

그 선택이 제 삶을 어떻게 다시 빛나게 했는지, 그 시간을 솔직하게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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