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마음이 무너지고 흔들리는 시간을 보냈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던 그때, 나는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자격증을 취득해야겠다’는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책장을 넘기며 만난 한 문장, 한 개념들이 내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인간은 환경 속에서 존재한다.’
교재의 첫 장에 적혀 있던 이 문구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었다.
내가 겪었던 어려움, 나를 힘들게 했던 관계, 또 그 속에서도 나를 지켜낸 작은 힘들까지.
모든 것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생겨난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자,
조금은 가벼워졌다.
사회복지학은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었다.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사회복지조사론, 그리고 사회복지 실천론을 공부하면서
나는 점차 내 감정을 설명할 언어를 얻었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라는 질문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이해로 바뀌는 순간,
내 상처는 치유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한 공부 과정 속에서 만난 사례와 이론은, 나의 아픔을 객관화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내가 겪은 경험이 단순히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맥락 안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위로였다.
마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학문’이 사회복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공부는 내 삶을 다시 연결시켜주었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나를 이어주는 다리다.
공부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 내 회복의 과정이 되었다는 것은 아마 나만의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완전히 회복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예전보다 한 걸음 더 단단해졌고,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는 눈을 조금 더 얻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충분했다.
사회복지를 공부한 시간은 나에게 단순한 자격 취득 과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이다.
다음 글에서는 "다시 시작한다는 감정을 안아주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무너진 뒤에도 다시 일어서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붙잡아야 할까. 그 답을 함께 찾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