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한 건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새로운 직업적 가능성을 열기 위해서였다.
교재를 펼치고, 인강을 틀고, 수없이 밑줄을 그으며 외워야 할 것들을 채워나가던 초반의 나는,
그저 시험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복지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다.
책 속의 개념 하나, 제도의 구조 하나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부터,
이 공부는 시험 과목을 넘어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되었다.
실습을 나가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던 날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건네는 짧은 말,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눈빛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읽어야 했다.
그 안에는 기쁨도, 외로움도, 작은 상처도 담겨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사회복지가 ‘사명감’이라는 단어와 함께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현실의 무게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사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식이고,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 경제적 조건과 안정된 삶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회복지를 오직 ‘헌신’이나 ‘희생’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동시에, 직업적 조건만으로 정의하기에도 부족하다.
내가 배운 건 결국 균형이었다.
직업으로서 사회복지는 나를 살아가게 하는 기반이 되고,
사명감으로서 사회복지는 내가 왜 이 길을 택했는지를 잊지 않게 해준다.
둘 중 하나가 빠지면 오래 버틸 수 없다는 걸, 공부와 경험을 통해 몸으로 알게 되었다.
돌아보면,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였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 작은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그리고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려는 자세.
그것이야말로 사회복지를 직업으로 삼든, 사명으로 여기든 반드시 필요한 밑바탕이 아닐까.
나는 이제 막 길 위에 선 사람이다.
하지만 분명히 다짐할 수 있는 건, 사회복지가 내게 단순한 직업이 아닌 동시에,
지나친 희생만을 요구하는 사명도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그 두 가지를 함께 안고, 흔들리더라도 다시 중심을 찾으며 걸어가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복지는 내 회복의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지치고 무너져 있던 시간 속에서,
나는 책 속 이론과 현장의 경험을 통해 다시 사람을 바라보는 눈을 회복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지만, 결국 가장 먼저 위로받은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결국 사회복지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다.
나는 그 다리를 놓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그 다리를 건너 새로운 희망을 만날 수 있다면,
그 순간이야말로 내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이자,
나의 회복이 다른 사람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가장 빛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다음은 공부하는 엄마이자 인간인 나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