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마주해야 하는 나
사실 행복은 그렇게 큰 게 아니었는데.
그리고 그렇게 멀리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왜 그리 나와는 다른 세상의 단어처럼 살았을까.
나는 아마 작은 상자 안에서 너무 어두워서 살짝만 위를 쳐도 열리는 그 곳이
영영 밝아지지 않을 것 같아서 두려워하다가 하다가 이것만으로도 얼마냐하는
포기와 자기만족을 하는 법을 배웠는지도 모른다.
나는 너무나 나약한데
내가 어떻게라도 휘둘러지면 톡 부러지는 나뭇가지 같은데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외줄타기를 하는 아슬아슬함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때의 찰나 찰나의 순간들은 굳어버려서 마음속에서 자라지 않고
그대로 박혀버린 것 같다.
생각이 성숙해지고 몸도 컸지만 그 시간 그 순간의 느낌과 기억은 그대로 남아있다.
한번 쯤 이런 굳은 마음을 빼버리고 행복했던 사람처럼
지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본 적이 있다.
아예 그런 시절이 없던 사람처럼.
하지만 이미 그 굳은 마음을 가진 게 나였다. 그 자체가 나였다.
그 굳은 마음을 빼버려도 그 흔적은 남아있는 게 바로 나였다.
텅 비어버린듯한 느낌의 그 시간들.
반짝반짝 빛났어야 할 나의 시간들.
그 시간들을 가진 것 조차 나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다.
그것조차도 나이기에 그 시간들을 부정하면 나를 부정하게 되기에
나는 그 시간조차 끌어안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고 발버둥을 쳤나 보다.
내가 내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는 발버둥을 쳐도 더 깊이깊이 수렁에 빠지고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같은 과거의 덫이 내 발목을 잡는 것 같았다.
그져 피하고만 싶었나보다.
온전히 나를 나로서 마주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이것이 나의 인생여정인가보다 하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렇게 오늘도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