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언젠가 꼭
멀리 떨어진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상상은 무엇이 있을까? 소년은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언젠가 만날 날을 꿈 꾼다. 로켓과 추진기, 투석기로 하늘을 날아 할머니 집 문을 두드릴 수 있다면 어떨까? 편지를 쓰는 것, 혹은 전화를 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림책 속 네모난 페이퍼 컷팅은 할머니 집 창가와 내 방 창가가 되기도 하고 작고 동그란 컷팅은 별자리가 되기도 한다. 컴퓨터 모니터와 핸드폰 화면이 되기도 했던 뚫려있는 작은 빈 공간들로 책장을 넘기는 동안의 재미는 배가 된다. 이수지 작가님의 다채로운 색과 자유로운 선들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원제목인 “See you someday soon!”은 두 사람만 아는 주문!
만날 수 없을 때 작은 화면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었던 시간이 떠오른다. 온라인 집들이를 하고 영상 통화를 하며 새로운 식구, 강산이를 인사시킨 것, 주디의 피아노 연주도 그렇다. 화면은 작았지만 화면 속 어딘가에 커다란 보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먼 그 곳까지 함께 가닿기를 바라던 날이었다.
기술의 발전은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게 관계를 이어주지만 소년이 할머니에게 그런 것처럼 정말 정말 꼭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문을 열고 눈과 눈을, 손과 손을 맞잡는 것이 아닐까. 언니 식구들과 랜선 디너를 했던 코로나 기간도 있었는데 내일은 조카들과 형부가 드디어 한국에 도착한다. 언니가 오지 못해 아쉽지만 조카들과 함께할 2주간의 시간 동안 마음껏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만나지 못한 아쉬움보다 문이 열린 기쁨에 감사하며 See you someday soon!
우리 다시 언젠가 꼭 | 팻 지틀로 글 | 이수지 그림 | 비룡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