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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Apr 16. 2024

군중 심리 2장: 2부

군중 견해랑 신념을 결정하는 요인

구스타브 르 봉 쎔이 쓰신 <군중심리> 2부 2장은 무의식에 대한 통찰이랑 아름다운 문학으로서 가치가 엄청나기에 쓸데없는 사설은 필요 없이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역시나 100년 전 한계로 '인종'마다 무의식이 다르다는 설정은 문화마다 무의식이 다르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얼추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 와닿지 않는 100년 전 프랑스 사례나 비유는 모두 날리고 이해 가능한 지금 사례로 수정했습니다.




학습 목표: 이미지, 단어, 문장이 가진 마술 & 힘을 알자. 단어가 가지는 힘은 그것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랑 연관되어 있을 뿐 실제 의미랑은 무관하다. 이 이미지는 시대에 따라 다르고 인종에 따라 다르다. 환상은 모든 문명 토대가 된다. 군중은 항상 진리보다 환상을 더 좋아한다. 경험만이 환상을 파괴할 수 있다. 이성은 군중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군중을 움직이려면 그 무의식 감정에 영향을 미쳐야만 한다.


2부 1장에서는 군중 정신에 어떤 감정이랑 사상이 꽃을 피우도록 하는지 간접 요인을 보았고 이제는 직접 요인을 연구해 보자. 무엇이 군중 상상력을 자극하는지, 그리고 암시나 이미지 힘이 얼마나 크고 감염역이 강력한지는 이미 보았다. 따라서 군중 정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암시들이 출발한 기원이랑 다양한 요인을 보자.


이미지, 단어, 문구

군중 상상력을 연구하면 특히 그것은 이미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이런 이미지를 항상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단어랑 문구를 적절히 사용하면 그것들을 떠오르게 할 수있다. 이미지들은 교묘한 솜씨로 잘만 조작하면 마술사들 부럽지 않은 신비한 마력을 만들 수 있다.  


단어가 지닌 위력은 그것이 끌어내는 이미지랑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 그 실제 의미랑은 전혀 관련이 없다. 오히려 의미를 규정하기 어려운 단어일수록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자면 민주주의, 평등, 자유 같이 막연하며 아무리 설명해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단어가 예이다. 꼭 그런 것들에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열쇠라도 있는 것처럼 마술 같은 힘이 그 음절에 달라붙는다.


그런 애매한 단어들은 다채로운 욕망이랑 그것이 실현되리라는 희망을 준다.


어떤 이성이랑 논증도 이런 단어에 맞설 수가 없다. 군중은 이런 애매한 단어에게 자연을 초월하는 막대한 힘을 가진 것처럼 머리를 조아린다. 이런 단어가 사람들 머릿속에 웅대하고 신비한 힘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그것이 가진 희미한 모호함때문이다.


단어가 가지는 이미지는 의미랑 무관하기에 시대랑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단어에는 어떤 이미지가 잠시 고정되는 것이로, 단어란 이미지가 나타나게 하는 초인종이다. 하지만 모든 단어가 그런 위력을 갖지는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약해지면 군중에게 아무런 자극도 주지 못하는 단어는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


언어학 관점에서 보면 단어는 느리게 바뀌지만 그것이 갖는 이미지는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어떤 언어를 완벽하게 번역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다른 언어는 고사하고 고작 이백 년 전에 우리말로 쓰인 책도 완전한 이해는 요원하다. 지금 뇌 속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지를 기반으로만 생각하는 우리가 시간이랑 공간이 다른 조건에서 생활한 타문명 언어를 과연 번역할 수 있을까? 고대인들이 사용하던 단어에는 지금이랑 전혀 다른 이미지가 있을 텐데 말이다 (봉쎔, 지금 저희는 100년 후에 봉쎔 글을 한글로 바꿔서 보고 있어요ㅠㅠ)


(주석: 지금은 군주제랑 반대 의미로 쓰이고 있는, 시민들이 국가를 소유하며 주권을 행사한다는) 공화정이라는 단어는 원래는 노예 군중을 지배하는 군소 독재자들이랑 귀족들을 위한 제도를 말했다. 이렇듯 고대인들이 어떤 단어에 부여한 의미랑 지금 우리가 부여하는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시대가 바뀌면서 의미가 바뀐 단어는 많으며 엄청난 노력을 투자해야만 그것을 겨우 이해할 수 있으니 훨씬 복잡한 의미가 있는 단어 경우에는 어떻겠는가!  


단어를 통해 군중을 설득하려 할 때는 군중이 어떤 순간에 그 단어에 부여한 의미를 알아야지 사전 의미 따위로는 힘들다. 따라서 정치 격변이나 신념 변화가 이뤄지고 난 뒤에 군중이 어떤 단어에 붙은 이미지에 반감을 품게 되었을 때 정치가는 우선 그 단어를 먼저 바꿔야 한다.


가령 "태극기", "촛불" 등은 최근에 정치색이 더해지면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단어도 어감이 주는 불쾌함이랑 오해로 인해 지금은 "조현병"으로 바꾸었지만 그 단어가 불러 일으키는 나쁜 이미지는 그대로 따라붙어 새로운 이미지로 변하는데 실패했죠. "새엄마"를 뜻하는 한자 "계모繼母" 역시 "너네 엄마 계모니?" 이런 식으로 상대를 공격하거나 조롱하는데 쓰이는데 각종 동화에서 만든 이미지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많은 정치인이나 정부는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우선 새로운 단어를 명명하는 일에 몰두했다. 다시 말해 군중 상상력에 좋지 않은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는 그런 이미지를 일으키지 않을 새로운 단어로 바꾸는 일이다. 그러므로 정치인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군중이 옛 이름으로 부르는 걸 싫어할때 그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단어는 엄청난 힘이 있기 때문에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사물이라도 잘 선택된 단어로 지칭하기만 하면 군중은 그것을 받아들인다.


이러니 통치자는 변호사랑 마친가지로 특히 단어를 잘 다루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런 기술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단어가 한 사회 안에서 계층마다 다른 뜻을 가질 때이다.


시간이 단어 의미를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라 했다. 하지만 인종/문화도 중요한 요인이다. 이것은 여행을 많이 하면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각 민족에 따라 가장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군중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이라는 사실만 지적한다. 가령 민주주의가 그렇다.


환상

태고부터 군중은 언제나 환상에게 영향을 받아 왔다. 군중은 환상을 만들어내는 사람에게 가장 많은 신전이랑 동상, 제단을 바쳤다. 지구상에서 꽃을 피워온 모든 문명 상부에는 언제나 오래된 종교, 철학 등이 만든 환상이 발견된다. 이런 환상에 강력한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우리 문명에는 없다.


환상이 없다면 우리는 원시 야만 상태를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발전을 한다고 해도 얼마 안 있어 다시 그 상태로 전락했을 것이다. 환상이란 의심할 여지가 없이 허망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민족들은 환상을 통해서만 위대한 문명이랑 찬란한 문화를 창조해 냈다.


인간은 환상이 주는 적절한 희망이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군중에게 이런 환상을 심어주는 자들이 진정한 영웅이고 시인이며 신神이 된다. 과학은 처음 태동했을 때는 이런 과업을 이어받는 듯했지만 실상은 많은 것을 약속하지도 못했고 거짓말도 능숙하지 못해서 결국 군중들에게선 끌려 내려가고 말았다.


철학은 지금까지 발전해 왔지만 군중을 매혹할 수 있는 그 어떤 이상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들은 장구한 세월 동안 군중이 품어왔던 환상을 파괴하는 데만 몰두했고 그런 환상을 파괴하여 희망이랑 인내하는 힘을 깡그리 말려버렸다. 그러나 군중은 무슨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환상을 품어야 하므로 본능으로 환상을 보여주는 웅변가들을 향해갔다.


언제나 민족을 진화시키는 주요한 요인은 바로 진실이 아닌 오류다.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과학이 있음에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사상은 그 안에 환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상은 과거가 쌓아 올린 폐허 더미 위에 군림하면서 미래까지 지배한다. 군중은 결코 진실을 갈망하지 않는다. 그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자명한 사실은 외면하고, 매력 있는 오류는 신처럼 섬긴다.


그들은 환상에 빠트릴 줄 아는 사람은 쉽게 지배자로 모시고 반대로 그들이 환상에서 깨어나도록 애쓰는 사람은 언제나 죽인다.


체험

체험은 진실이 군중에게 뿌리내린 너무 위험한 환상을 파괴하는 데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과정이다. 그렇지만 체험은 반드시 넓게 그리고 자주 반복되어야 효과가 있다.


한 세대가 겪은 체험은 대부분 다음 세대에게는 쓸모가 없다. 그러니 역사 자료란 아무 의미 없다. 대신 군중 정신에 확고히 뿌리내리고 있는 어떤 오류를 뒤흔드는 데 성공하기 위해 경험이 시대를 거치며 어느 정도까지 반복되어야 하는지 증명할 때에는 역사는 쓰임새가 있다.


이성

군중에게 영향을 주는 요인만 열거해야 한다면 이성은 넘겨도 된다. 군중은 이성이나 논리가 주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앞에서 누누이 이야기했다. 그들은 대충 행해진 연상밖에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군중을 감동시키는 연설가는 언제나 군중 감정에 호소하지 절대 이성에 호소하지 않는다.


군중을 완벽하게 설득하려면 가정 먼저 군중을 흥분시키는 감정을 철저히 파악하고 그 감정을 함께 나누는 척한 다음 강렬한 암시를 주면서 애써야 한다. 무엇보다 군중이 매 순간 어떤 감정을 품는지를 간파해야 한다. 말을 하는 그 순간에 발생하는 효과에 맞추어 자기 언어를 계속 수정해야 하므로 처음 연구하고 준비한 연설을 그대로 대중에게 읽는다는 것은 전혀 효과가 없고 그냥 자기 생각만 떠드는 것이다.


이런 기술이 없는 초보 연설가는 청중이 자기 논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면 무척 놀란다. 군중은 항등식 조합을 따라가거나 이해할 수도 없다.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군중은 무의식이며 무의식은 야만인이나 어린아이 같이 미개한 수준이기에 논리로 설득이 안된다. 그러니 논증법을 군중에게 편다는 것은 쓸데없다.


감정을 상대로 이성 논리를 전개해야 할 때 그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없는지는 모두 알 것이다. 유치한 종교 미신이라도 오랜 세월을 버틴 것은 이런 힘 때문이다. 미 항공 우주국 나사에도 기독교인은 넘친다. 고등한 교육을 받은 과학자나 의사도 나쁜 일을 당하면 악마가 껴있다던가, 악인은 꼭 처벌을 받는 운명이 존재한다고 믿는 경우는 흔하다.


이성이 군중을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은 불행인가? 군중이 이성으로 움직였다면 우리는 문명으로 진화해 가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인간은 환상이 불러일으키는 열정이랑 담대함으로 (이성이랑 동떨어진) 희생을 통해 발전해 왔다.


문명이 발전하기 위해선 무의식 산물인 환상은 반드시 필요하다.


각 인종은 그들 운명을 결정하는 법칙이 정신 구조 속에 있으며 그 거부할 수 없는 충동으로 인해 가장 이성이랑 반대쪽에 있는 것에도 복종한다. 이런 힘을 연구하고 싶다면 사건 하나하나를 따르는 경우 실패하고 민족 진화과정 전체 속에서 보아야 그 힘을 분석할 수 있다.


그렇수만 있다면 우리는 갈릴리에 살던 한 무식한 목수가 2천 년 동안 전지전능한 신이 될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한 문명이 그 이름으로 건설되었다는, 고립된 결과만 놓고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도 분석할 수 있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많은 나라에서 황당하고 저열한 놈을 최고 지도자로 선출하는 것 역시도 이해 가능하다.


이성은 철학자들에게 맡기자. 그리고 인간을 통치하는 데 개입시키지는 말자. 그들에게 지나친 요구이다. 지금까지 모든 문명을 움직이는 주요한 힘은 명예; 희생정신; 신앙; 애국심; 영예 따위 감정이며 이성이랑은 아무 관계없거나 대부분 그 반대에 위치한 것들이었다.




이것으로 위대한 <군중심리> 2부 2장 요약을 마칩니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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