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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Apr 21. 2024

군중심리 - 끝

대략 마무리

구스타브 르 봉 쎔이 쓴 <군중심리> 2부 & 3부 동시 정리하면 마무리하겠습니다. 1부 2부에서 대략 중요한 개념은 다 정리되었으며 뒤는 예시랑 중복되는 내용 그리고 일부는 그다지 동의하기 힘든 인종 타령을 자꾸 하셔서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3부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으니 여기까지만 보시면 대략 될 것 같습니다. 시작합니다.




2부 4장 군중신념 한계 & 다양성

잠시 군중에게 영향을 주는 여론을 만들기는 쉽지만 군중 영혼에 지속되는 신념은 매우 적다. 그런 신념은 만들기도 어렵지만 한 번 주입되면 파괴하는 것도 힘들다. 혁명을 통해 군중 영혼에 지배력을 가진 신념을 변화할 수 있는데 그것도 조건이 있다. 거의 죽은 신념이 습관 때문에 유지되는 상황에서 혁명이 나타나 쓸어 버릴 수 있으니 혁명 출발점은 신념 종착점이다 (캬.. 이런 유식함에 섹시함까지 녹여내는 봉쎔 멘트는 진짜).


민족들은 문명을 건설하기 위해서 보편성이 있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신념은 민족 사상에게 방향을 제시하며 믿음을 고취시켜 의무를 만들어내어 결국 그 문명을 떠받치는 기둥이 되니 이런 보편 신념을 획득하는 것이 민족에게 유용하다.


로마 자체를 광인처럼 숭배했던 로마인들은 그 신념으로 자신들을 세계 지배자로 만들었지만 그 신념이 사멸하자 멸망해야만 했다. 그러니 민족들은 언제나 편협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철학자들이 보기에는 비판 거리이지만 민족들 삶에서는 가장 필요한 미덕이다.


이런 보편 신념은 (무의식에 들어가야 하니 의식상에서는) 오류도 많고 정착시키는 것도 어렵지만 일단 확실히 자리 잡으면 오랫동안 무소불위한 힘을 발휘한다. 지나고 보면 현타가 오는 신념이라도 보편성이 부여되면 뉴턴이나 라이프니츠 같은 진짜 천재들도 반박할 수 없는 최면 상태가 되기에 돌이켜 보면 우리 지성이 얼마나 얄팍한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런 신념이야말로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지배력을 가지기에 진짜 폭군으로 누구도 맞서 싸울 수가 없다. 부처나 예수 같은 성인은 실은 나폴레옹이나 칭기즈칸보다 더 무서운 폭군으로 그들은 무덤 속에서도 몇 천년 간 막강한 독재력을 인류에 행사하는데 과연 누가, 무엇이 이를 대적할 수 있는가?


역사상 가장 무서운 폭군들은 항상 죽은 자 들이거나 우리가 만든 환상이었다.


3부 1장 - 군중 분류

인간은 모이면 군중이 되고 가장 열등한 상태가 되는데 지도자를 따르려는 의지만 명확해진다. 이런 집단 심리는 개인 심리랑 본질이 다르며 지능도 영향을 받는다. 아니 지능은 집단에서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 오직 무의식만이 영향을 미친다.


2장 - 범죄자로서 군중

군중은 어떤 일정한 흥분 단계를 거친 다음 무의식에 뿌리내리는 암시를 받아 움직이는 자동인형 상태로 진입하기에 도덕성을 따져서 범죄자다 아니다를 규정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군중이 저지르는 행동은 본능이지 범죄가 아니다. 그리고 범죄라고 규정되는 행위도 강력한 암시를 통함이니 여기에 가담한 개인들은 나중에 자기가 어떤 의무에 복종한 것이라고 실토한다.


3장 - 배심원단

3부 중에 백미이자 아주 흥미롭고 재미도 있는 부분입니다. 여기 요약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개개인 정보가 추적 가능하고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진 재판소 배심원단을 주로 검토해 보자. 여기서 우리는 암시에 잘 넘어가는 성질이랑 무의식이 지배하는 감성에 따르고, 이성을 기반으로 한 추론 능력이 떨어지며, 지도자를 따르려는 집단심리를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다.


말했듯 교수나 학자들 모임이나 노가다 아저씨들이 모여 내리는 집단 판단은 결론이 거의 같다고 했다. 배심원도 그 안에 구성원 교육이나 지능 수준에 상관없이 평결은 대부분 같다는 것에 전문가들은 매우 놀란다. 더구나 배심원 제도를 혐오하는 판사들 역시도 그 평결이 정확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법조인들이 놀라는 이유는 군중심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을 안 읽어서 그렇다는...).

 

다른 모든 군중이랑 마찬가지로 배심원단도 감정 영향만 강하게 받을 뿐 논증을 듣고 판단하지 않는다. 흔히 하는 말로 "여자 피고인이 웬만큼만 생겨도 배심원단은 선처를 한다"고 했다 (배심원단이 저때는 대부분 남자였던 듯-_-;).  또한 자신들도 언젠가는 피해를 볼 것 같은 범죄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무자비함을 보인다.


역시 이들도 위엄에 넋을 빼앗기며, 지들에게 영향을 줄만한 선택지에서는 기왕이면 고급스럽고 좋은 것을 택하곤 한다. 외모, 출신, 재력, 명성, 유명 변호사 등이 배심원단 감정에 영향을 미치니 변호인들은 논증 따위는 가능한 한 줄이고 꼭 해야 한다면 아주 초보 수준에서만 해야 한다.


미리 준비한 변론서는 아무 쓸모가 없다. 당일 상황에 따라 순간순간 적절한 단어를 사용해야 하고 변론을 수정해야 한다.


변론자는 모든 배심원을 설득할 필요도 없고 단지 배심원 전체 의견을 결정지을 지도자급 인물만 잘 구워 삶으면 되는데 일반 군중이랑 마찬가지로 배심원단에도 항상 리더가 소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를 끌고 가는 그 소수 환심을 먼저 사는 것이 관건이다. 유명한 라쇼라는 변호인 이야기를 보자.


그는 늘 배심원들 가운데 까다롭지만 영향력이 큰 두세 명을 공략한다. 언젠가는 무려 45분간이나 집요하게 설득해도 넘어오지 않는 놈을 만났는데 (배심원석 7번 자리에 앉은) 열띤 변론을 펼치다 문득 말을 멈추더니 재판장에게 말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앞쪽 커튼을 내리라고 지시해 주시겠습니까? 7번 배심원께서 햇볕 때문에 눈이 부셔 불편한 것 같습니다."


그러자 7번 배심원은 얼굴을 붉히고 웃으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라쇼는 그날도 변론에 성공했다!


이러니 일부는 배심원단이 범한 오류를 지적하며 격렬하게 이 제도를 비판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배심원이 식견을 가춘 계층에서만 선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중심리를 공부한 우리는 안다. 어떤 인원 구성을 하더라도 배심원 결은 똑같다는 것을.


일부는 그러지 말고 판사들이 온전히 재판을 이끌고 배심원 제도를 없애자고도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배심원들이 범했다고 하는 오판은 오히려 판사들이 항상 먼저 범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심원들이 내리는 오판은 항상 사법관들에 의해 먼저 내려졌다. 그래서 재판에서 터무니없는 사법 오류가 범해지는 것을 볼 때 비난해야 할 자들은 오직 법관들뿐이다.


우리는 배심원 제도를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 배심원단이야말로 그 어떤 개인도 대체할 수 없을 유일한 군중을 구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심원단만이 만인에게 평등하기에 특별한 경우를 배려하지 못하는 법률이 가진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다.


판사란 동점심은 갖지 못하고 오직 법조문만 달달 외어 적용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배심원단은 관용을 베풀어야 마땅한 상대를 본능으로 찾아서 판결을 내릴 수 있다. 군중 심리를 잘 아는 우리는 만약 부당하게 기소당한다면 무조건 배심원단 평가를 신청해야 한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절대 판사에게 판결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배심원단이 내게 무죄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높지만 판사가 그럴 일은 적기 때문이다. 물론 배심원이라는 군중도 무섭지만 판사라는 좁은 집단이 행하는 힘은 한층 더 두렵다.


군중은 설득당할 수 있지만 판사들로만 구성되어 다른 구성원 진입이 불가능한 꼭막힌 집단들은 절대 굴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3부 4장은 유권자 군중을 다루었고 5장은 의회 군중을 설명했는데요. 모두 예시로서 그 근간은 이미 다 다루었다 보기에 여기서 <군중심리> 요약을 마칠까 합니다. 무엇보다 이제 그만하고 다른 책을 보고 싶어요. 제가 진득하게 책을 읽지 못하는 성격이라서요.


물론 읽다가 기발함에 오르가즘이 쎄게 오면 번복하고 추가로 하나 더 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읽어야 할 책들이 기차역 앞에 까지 줄 서 제 손길을 기다리기에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들은 직접 구입해서 읽으셔도 후회 없을 명작입니다.


모두들 사랑하며

시드니에서



요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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