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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Hunter Aug 07. 2023

사업으로서 정신분석 - 시장 탄생

정신분석

(사진: 구글 이미지, 시계 방향: 가짜 사나이, 빅토리아 시크릿, 강형욱 훈련사, Hermes, 오은영 박사, amazon.com)

사업이란 ‘모순矛盾된 것을 풀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 예로, 품질 좋은 제품을 싸게 팔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인데 ‘쌀로 밥 짓는다’는 소리 같지만, 품질 좋은 것은 많은 노동력이랑 고급 원자재가 들어가기에 싸게 팔 수 없다는 모순이 곧장 발생합니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대명사는 ‘아마존’입니다. 시가 총액 세계 1위 기업입니다. 구글처럼 기발한 검색 엔진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애플처럼 미래를 향한 제조업 회사도 아닙니다. 그냥 위에서 이야기한 그 모순을 영리한 행정력으로 해결했을 뿐입니다. 말이 쉽지 지금까지 그 누가 시장에서 보여준 것보다 월등한 능력입니다.


우리 삶이나 시장에 이런 모순은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며 이를 해결한 사람만이 큰 기업을 이룹니다.




의료보험 혜택도 없으며; 시간도 다른 상담 서비스에 비해할 수 없이 길고; 치료 효과도 100% 장담하 수 없는 것이 '정신분석' 서비스입니다. 이렇게 진입 장벽이 높지만 우리 ‘무의식’을 온전히 만나볼 수 있는 방법은 정신분석뿐입니다. (최면이나 다른 기법으로도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 그러니 정신분석을 사업으로 접근한다면 넘어야 할 산이 큽니다.




나 혼자 감당하기는 너무 어려운 문제이기에 다른 성공 사례를 보겠습니다. 코비드 전에 한국에서 가장 핫했던 것은 UDT 군사 훈련이었습니다. 예능에서 다뤄진 상품인데 대한민국 남녀노소 모두 열광했습니다. 현실에서는 전혀 쓸모가 없는 특수부대 훈련으로 폭발물 처리나 암살 같은 일을 주업으로 하는 군인 중에서도 아주 특수한 일들 임에도, 이와 전혀 상관도 없는 우리가 모두 환호하고 즐겨 보았습니다. 특수부대 훈련이라는 희귀한 상품을 대한민국 모두에게 판매한 사례입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여성 속옷 회사는 일부 여성들만이 소비하던 화려하고 비싼 속옷을 남자들까지 소비자로 만들어 버리면서 아예 이 관련 풍속을 문화로 승격시키고, 속옷 runway를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로 만들어 버렸지요. 고국 사례를 보자면, 강아지 행동을 치료하던 사람이 인간을 위로하는 멘토가 되었으며, 특정 나이 문제아동을 치료하는 전문의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예능에 매일같이 등장합니다. 모두 진입장벽도 높았으며 현실 사회에서 흔하게 소비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지만 완판 되었습니다.


이런 성공 사례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극도로 미세한 시장이지만 그곳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준으로 노력한 사람이 있고, 그 열정이 녹아 있는 상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없던 수요도 생기면서 아예 새로운 시장까지 탄생했습니다.


간혹 그들이 주는 특정 서비스가 너무 일반화되어 본질을 흐리거나 상품화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에도 손을 댔다는 비판도 있지만 수요랑 시장 규모가 너무 커버렸기에 당장은 의미 없는 논의입니다.




Sydney, Stra Judo Club, 20222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유독 시장성이 없고 진입장벽도 높아서 사업성이란 것이 있을까 싶은 것들 뿐입니다. 지난 10년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고 지금까지 병원을 다니며 배우는 유도는 부상 위험도 크며 기초 체력을 많이 요구할뿐더러 격투기 본능도 있어야 하기에 일반 사람들이 취미로 하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구도 많지 않은 시드니에서 추가로 소수인 한국인을 모아 fee-paying 회원 60명을 만들어본 경험을 떠올리면 높은 진입 장벽이란 일종에 해결해야 할 모순이지만 또 다른 장점이 됩니다. 마치 에르메스 가방이 사기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미치는 것처럼 그 진입 장벽을 아예 매력으로 승화시켜 버리는 것이죠.


시드니 독서 모임 방장님께서, 글을 이렇게 끝내지 말고 시드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조금 더 설명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마치기 전에 간단히 제가 생각했던 관련 사업, 그리고 시장분석을 추가합니다.



1 잠재 고객: 우선 시드니 교민 사회에도 말 못 하는 이민자 고민, 스트레스가 심하니 심리상담 수요는 공급자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들었습니다. 


2 정신분석 서비스 차별점: 정신과 치료나 심리상담이 큰 주류이며 교회에서도 일부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각 구분하자면 아래입니다.


신경정신과 = 약물치료

심리상담 = 의식 상태에서 심리

교회 = 경전을 통한 감화/위로

정신분석 = 무의식을 의식으로 끌어내어 갈등 해소함으로 증상 완화


3 해결해야 할 점:

-시드니에 우리말 하는 정신분석가 없음 = 줌미팅으로 해결하려 했으나, 내담자들이 실제 만남을 선호함.

-의료 보험 사각지대에 있어서 상담비 부담이 있음.


4. 대안 서비스:

인지 행동 치료 CBT는 우울증을 진단/치료하는데 요즘 각광받는 기법이며, 정신분석가 자격을 받는 과정보다 약소하며, 프로이디안 정신분석가가 만든 치료 기법이라 하여 저도 공부차원에서 그리고 혹시 앞으로 쓰일 일이 있을까하여 호주기관 여러 곳을 알아보았으나 의료 관련 학위가 있는 의사, 간호사, 약사, 물리치료사 등만 받아 준다 하여 서류에서 탈락했습니다. 회계사라 죄송ㅠㅠ




이렇듯 쉽지 않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정신분석 공부에대한 '열정'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을지 늘 생각합니다. 아마 더 높은 확률로 이렇게 친구들이랑 공부나하다 끝이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함께하는 서른 명 동지들이 있으니 그들이 가진 서른 개 시점을, 대화나 교제를 통해서 내가 차용하고 흡수하며 빌려, 먼 훗날 우리 지역사회 한인들이나 나아가 호주인들에게도 도움 될만한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꼭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아니라도 좋겠습니다.


우리 오톡 모임 <프로이트를 읽는 사람들>에 유일한 정신분석가 선욱쎔하고 사업 측면에서 정신분석을 이야기해 본 것을 정리해 썼습니다.


모두들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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