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욱 아기의 울음이 멈추었다
제가 이 매거진에서 어떤 얘기를 하고 있냐고요? 엄마와 저의 삶이요, 시시한 삶. 우리의 시시한 삶에 뭐가 있냐고요? 사랑이요, 시시한 사랑들이죠. 그리고 열망, 시시한 열망에 대한 얘기. 저는 알아요, 시시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그래서 왜 이 매거진을 별로 읽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장 자끄 상뻬의 <풀리지 않는 몇 개의 신비> 속 구절을 제 마음에 맞게 바꿔 써보았습니다.)
[엄마의 시]
엄마가 젖몸살을 참고
밭고랑을 매는 동안
아기는 업힌 채 칭얼대고 있었다
마침내 다 해냈다
후우 한숨 내쉬며
고랑 끝에 돌아앉아
저고리고름 끄르고
아픈 젖 움켜쥔다
울 힘조차 없는 아가 입에
젖꼭지가 물려진다
칭얼대던 아기의 세상이 고요하다
젖몸살 앓던 엄마의 세상이 편안하다
하얀 젖처럼 순진무구한 봄비가
한 방울 두 방울 흘러나와
메마른 땅의 입술을 적신다
한 해를 기다려 이루어지는
대지와 봄비의 극진한 모자 상봉,
뚜욱 아기의 울음이 멈추었다.
[딸의 이야기]
큰언니가 아기를 낳았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서서 후루룩 마시듯 먹고, 화장실에 볼일을 보러 갈 때도 문을 열어놓고 볼일을 볼 때가 있다는 언니.
주변에 애엄마가 된 친구들이 많아서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익히 들었지만, 친언니가 겪어내는 모습을 직접 보니 새삼 아기 낳아 기르는 일에 대한 무게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면서 엄마의 육아를 그려보게 되었다.
큰딸이 여섯 살, 그 아래 쌍둥이가 두 살, 막내딸이 한 살일 때 대체 엄마는 어떻게 살았던 걸까? 네 자매가 아기였을 때 엄마의 나이는 나와 비슷했다. 더구나 나와 쌍둥이언니 아래에는 연년생 동생이었으니 갓난아기 셋을 한꺼번에 키운 셈이다.
엄마,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엄마가 위대한 사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