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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Oct 24. 2023

이자벨 드가네_도빌의 일몰

예술에세이 15


이자벨 드가네_도빌의 일몰


  어릴 때 해가 땅거미가 지고 흙바닥이 빨갛게 물들을 때쯤이면 놀이터에서 하나 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다. 창밖에서 소리 지르며 “누구야~ 저녁밥 먹자”하며 부르던 엄마의 소리에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내일 봐”라고 외친다. 그 아이들에게 한 명 한 명 손을 흔들고 나면 나와 친구 은정이만 남았다. 해가 지하로 깊숙이 흘러서 붉은 바닥이 거무스르 해질 때까지 둘이서 술래잡기를 한다. 은저이 엄마와 우리 엄마가 퇴근길에 같이 동시에 부른다. “은정아! 단비야!”그러면 우리는 전력질주를 향해 달려가 엄마 품에 안긴다. 


붉은 태양 밑에서 보이는 엄마의 모습이 해 질 녘을 바라볼 때마다 눈에 아른거린다. 바닷가에 살아서 일과를 마치고 휴식 겸 남편과 바닷가를 산책한다. 오후 6~7시쯤에 바라보는 바다는 해를 삼킬 듯이 붉게 빛난다. 붉은색의 물결 사이에 비치는 윤슬이 그 어떤 보석보다 밝게 빛낸다. 마치 엄마의 웃는 모습과 같다. 


이 작품 옆에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당신의 빛을 찾아보세요. 내일은 또 새로운 빛이 차오를 거예요. “ 

 내일 새로운 빛을 위해 태양은 바닷속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도 내일 힘을 내기 위해서 지친 하루에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사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마시면서 휴식을 취해본다. 가슴 깊은 곳까지 태양의 붉은 기운이 엄마의 미소를 가지고 나에게 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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