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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Nov 12. 2023

임옥상_귀로

예술에세이 27


임옥상_귀로

“갈 길이 먼데 도대체 버스는 언제 온담” 삼삼오오모여서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 버스를 기다린다. 가족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르신들은 집에 가는 길에 보따리를 바리바리 싸서 짊어지고 있다. 며느리에게 맛있는 음식을 전해주고 가는 길인 옆집 영자 할머니. 아들네 손자들 보고 오시는 앞집 길쌈이 할아버지. 읍내에 오일장에서 농사지은 채소들을 팔고 오시는 마을회관 옆에 사시는 옥순 할머니 등 모두 제각자 마을을 떠나 시간들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속에는 그들만의 따뜻한 정들을 품고 집으로 돌아간다. 손자를 업고 있는 경자 할머니는 오랜만에 멀리서 일하는 아들을 보고 왔다. 옆에 있는 이웃할머니와 아들과 보낸 시간들을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읍내에서 친구를 만나고온 길동이 할어버지는 뻐끔뻐끔 담배를 피우며 버스를 기다리고 멋쟁이 영식이 할아버지는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언제 버스가 올지 시계를 가끔 보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언제 해가 질지 모르지만 집에서 편안한 방에 뜨끈한 방바닥에서 몸을 지지길 모두 손꼽아 기다리며 버스를 기다린다. 

“어 저기 버스온다.”

반가운 버스가 오니 모두들 줄을 서고 버스를 탈 준비를 한다. 모두 수고한 하루를 씻어보내며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행복에 잠겨 차창밖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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