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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Dec 16. 2023

정혜정_달콤한 여유 더하기

예술에세이 36

정혜정_달콤한 여유 더하기


한 여인이 바이올린을 켜고 있다. 입술이 두툼하고 눈이 가늘게 긴 이 여인은 머리가 휘날리는 바람을 맞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바이올린에는 다양한 것들이 그려져 있다. 하트와 이름 모를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그 속에 비눗방울을 부는 광대가 그려져 있다. 광대의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는 걸 보면 아마 이 여인이 켜는 바이올린은 즐거운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상상이 느껴진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마음이 행복함으로 가득해진다. 바이올린을 켜는 손은 붉은 매니큐어가 그려져 있다. 그 손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통해서 멋진 음악을 연주할 수 있을까? 그 연주를 듣고 싶다. 행복한 음악에 취해서 즐겁게 노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노래에 나를 맡기며 춤을 추는 즐거운 상상. 음악의 표현 중에 “칸타빌레”라는 표현이 있다. 이탈리아어로 노래하듯이라는 뜻으로 노래하듯이 흐르는 음악에 쓰는 연주이다. 아마 이 여인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이 칸타빌레의 형식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행복한 음악에 춤추는 즐거움. 그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 음악을 연주해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악기는 피아노와 기타다. 하지만 그 마저도 언제 악기에 손을 댔는지 생각도 안 난다. 거실에 덩그러니 있는 피아노에는 먼지가 어느새 수북이 쌓여있고 한때 즐겁게 치던 기타도 옷장 저 구석에 처박혀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은 먼지를 털어내고 연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월의 어느 날 음악의 연주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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