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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Jan 20. 2024

매화 목욕탕

예술에세이 53

행복합니다

행복합니다_권향수 작가님


(그림을 보고 쓴 동화입니다.)


낮 동안 해만 바라보다 해바라기는 땀에 절어 헉헉 거리며 매화 목욕탕을 찾아간다. 해바라기가 샤워를 한다. 매화꽃이 열심히 안개꽃 거품을 내면 해바라기는 안개꽃거품에 몸을 맡긴다. 해만 바라보던 해바라기는 푸른 달을 바라본다.


"하루종일 해만 바라보느라 목이 부러지는 줄 알았네. 달아 반가워 달빛을 조명 삼아서 목욕 좀 할게 "


온몸을 구석구석 샤워한다. 해바라기가 샤워하는 모습을 두루미가 날아와 구경한다. 안개꽃 향기일까 해바라기 향기일까 꽃향기에 끌려 온 두루미는 연꽃에 앉아서 해바라기를 바라본다. 해바라기는 안개꽃에 둘러앉아 때 빼고 광을 낸다. 열심히 목욕을 하고 있는 해바라기가 방긋 웃는다.


"두루미야 너도 목욕할래?"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해바라기가 두루미를 부른다. 해바라기 여에 웅크리고 앉은 두루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난 연꽃 위에서 구경할래 너랑 같이 있으면 난 화분에 풍덩 빠질지 몰라."


조심스레 장난감 자동차 위에 앉은 두루미가 말했다.


"난 너 주위를 돌면서 꽃향기를 맡을 거야."


해바라기는 두루미들을 위해 열심히 안개꽃 거품을 몽글몽글 품어내고 있다


어느 저녁날, 해바라기와 안개꽃 향기가 솔솔 풍기면 해바라기가 목욕을 하는 날이다. 그런 날 문 앞에 코를 가져다 대고 열심히 코를 킁킁 거리며 안개꽃을 열심히 만드는 매화꽃과 안개꽃 거품목욕을 하는 해바라기를 상상해 본다. 잠결에 나도 해바라기를 따라 목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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