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by 꿈꾸는 담쟁이

강아지와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산책을 한다. 더운 날씨에 몸이 녹아내린다. 강아지도 더운지 혀를 내밀고 헥헥 거린다. 시원한 물을 나눠 마시며 바닷가를 따라 걷고 또 걷는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이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다. 골목의 울퉁불퉁한 길들을 지나면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는 큰 길이 나온다. 그 길이 나오면 강아지는 뜀박질을 시작한다. 골목길에는 다양한 냄새를 맡느라 정신이 없는데 바닷가가 보이는 큰길에는 바닷가의 공기를 킁킁거리며 바다 짠 내가 강아지의 콧속으로 들어가나 보다.


산책을 좋아하는 강아지도 더운 날씨에 산책은 지치는지 조금만 걷다가도 지쳐서 쉬자고 보챈다. 나도 덩달아 쉬면서 산책을 그만둘까? 망설이게 된다. 그 망설임도 잠시 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땀을 식혀주면 다시 가슴을 열고 심호흡을 한 후 다시 걷자고 마음을 먹는다. 강아지에게 ‘우리 할 수 있어’ 신호를 보내고 다시 산책길을 걷는다. 바닷가를 따라서 걷다보면 많은 들풀과 꽃들을 만난다. 매번 고개를 반듯이 들고 있는 꽃들이 더운 날씨에 고개를 숙이고 햇빛을 피하려고 애쓰는 모습에 나와 강아지의 모습이 보여서 웃기도 한다. 바다 냄새와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에는 건물들이 햇빛을 가려주어서 강렬한 햇빛을 조금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분식집 앞을 지나갈 때 나를 유혹하는 떡볶이 냄새다. 그 냄새를 따라 강아지와 나는 걸어간다. 그리고 분식집 앞에 서있는 우리 둘을 발견한다. 떡볶이 한 봉지를 들고 신나게 집으로 오면 산책은 끝이 난다.


산책 후 먹는 떡볶이는 꿀맛이다. 산책하며 흘린 땀보다 매운 떡볶이를 먹으며 흘린 땀이 더 많기도 하지만 그렇게 땀을 쫙 빼고 나면 개운한 기분에 ‘오늘은 즐거웠어.’하며 콧노래를 부르게 된다. 이런 맛에 산책을 하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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