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식물이 6개나 생겼다. 뜻밖의 선물에 감사한 마음과 착잡한 마음이 공존하게 되었다.식물을 잘 죽이기로 유명한 내가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부터 됐다. 잘자라던 식물들이 내 손만 거치면 시들시들해 진다. 왜 그렇지? 식물들이 나를 싫어하나?
어릴때 관찰일기를 쓰던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때는 바야흐로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숙제로 관찰일기를 쓰기 위해서 강낭콩을 하나 심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주고 저녁에 자기전에 강낭콩이 심겨져 있는 화분을 보며 일기를 썼다.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 그다음 셋째날이 되도록 새싹이 돋아나지 않았다. 옆집 민숙이가 심은 강낭콩은 새싹이 한 두개 자라서 관찰일기 쓰는데 이쁘게 초록색으로 새싹을 그렸다고 했다. 그러나 나의 일기 속에는 갈색흙만 계속 그려질 뿐이다. 일주일이 지났다. 흙은 매일 물을 주어서 촉촉하게 젖어 있고 화분 구석에 작은 초록색이 하나 올라왔다. 너무 기쁜 나머지 열심히 돋보기로 관찰하고 사진찍고 하면서 관찰일기를 썼다. 할머니가 옆에서 보시더니 그거 강낭콩 새싹이 아니란다. 잡초란다 라며 무심히 뽑아버리셨다.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내 화분에 심어진 새싹이 뿌리채 뽑혀 쓰레기통으로 가는 걸 본 순간 울음을 터트렸다. 그리곤 관찰일기 쓰기를 멈추었다.
그 때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나의 정성을 다해서 키운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관심을 주지 않으면 자랄까 싶어 모른척 하면 어느 순간 고개를 숙인 식물을 내 눈에 들어오고, 관심을 줘야 해 하며 키운 식물들도 어느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어떻게 해야 식물을 죽이지 않고 오래 살릴 수 있을까? 매일 집 근처 꽃집에 들러 식물에 관해 꽃집 아주머니에게 질문을 한다.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나아지겠지 싶어서 다육이며 몬스테라며 집에 있는 6개의 식물을 돌아가며 가지고 꽃집아주머니에게 간다. 꽃집아주머니는 처음에는 이런 내가 귀찮은듯 대충 이야기 하시더니 지금은 상세히 알려준다. "다육이는 물을 많이주면 안돼요. 흙을 만졌을때 말라있으면 그때 조금만 물을 주면 되요. 몬스테라는 수경재배로는 오래 못살아요. 밑에 잔뿌리가 자라나면 흙에 다시 심으시면 되요. “아주머니의 말 한마디를 하나하나 적으며 지금은 식물들과 공존을 하고 있다. 우리집에 식물이 한달을 살고 있다. 많은 발전이다. 이제 이 식물들이 내년에도 나와 함께 우리집에서 산다면 나도 조금씩 가드너의 길을 갈 수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