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삶 2023년 1월 1일 첫날은 집안에 있는 잡다한 물건들을 버렸다. 2023년 4월 14일 다른 물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움’을 올해의 원씽으로 정하고 그렇게 살리라 다짐했건만 어느 순간부터 물건들을 채우고 있다.
많은 물건들을 아무리 정리를 한다고 해도 가득 차있다. 비움이 필요하다. 냉장고에는 시어머니께서 해주신 반찬, 야채, 생선, 고기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냉장고 속이 가득 차있는데도 어제 장을 보고 와서 넣을 곳이 없는지 살펴본다. 일주일 동안 ‘냉장고 파먹기’를 했다. 집에 있는 재료들을 인터넷에 검색하고 할 수 있는 요리들을 해서 먹었다. 신기하게도 가득 차 있던 냉장고가 반은 비워졌다. 빈 냉장고를 보니 청소를 하고 싶어졌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 유통기한을 하나하나 보면서 빨리 먹어야 할 것들은 식탁에 올려놓고 열심히 청소를 하니 한 시간이 흘렀다. 한 시간의 정리가 깨끗한 냉장고를 만들었다.
그다음으로 청소할 대상은 책장이다. 집에 넘쳐나는 책들은 책상 위 식탁 위 구석구석 빈틈에 꽂혀있다. 꼭 읽어야 할 책과 그렇지 않은 책들을 분류해서 나눔을 해야겠다. 이건 하루 만에 될 일이 아니니 천천히 책들을 정리하면서 정리된 서재에서 독서하는 시간이 빨리 오길 바라본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면 비움의 실천이 가능하다.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어렵지만 빼는 것만큼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은 없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도는 비어 있어서 이를 쓰되
혹은 넘치지 않으니
깊구나 만물의 으뜸 같아라.”
비워있어서 깊어지는 그 ‘비움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대나무 속은 비워 있어 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빨리 자란다. 육신은 쉬지 않고 먹어서 속을 가득 채우면 병이 난다. 거북이는 속을 비워서 장수를 한다고 한다. 샘물도 퍼내야 맑은 샘물이 솟아난다.
도덕경을 읽으면 비움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삶의 여백으로 깊어지는 그 삶. 실천으로 꼭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