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자리, 낯선 신호, 그리고 나만의 길을 묻는 메아리
어느 날 지인들과 술을 마시러 나갔습니다. 낯선 동네 골목을 걷다가 누군가 "여기, YS 언니가 사는 동네야. 한번 불러볼까?"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장면은 사라졌고,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고도 낯선 동네의 공기, 그리고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만 남았습니다.
화면이 바뀌듯, 저는 요가 클래스를 열고 있었습니다. 1시간짜리 수업인데, 놀랍게도 저의 요가 스승님이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셨습니다. 회원님들은 여기저기서 발목이 아프다며 얘기했고,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짧은 해부학 지식을 꺼내어 설명했죠. 그 순간 스승님이 다가오셔서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남은 수업은 내가 맡을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꿈은 '과거의 인연에 대한 그리움'과 '예상치 못한 역할의 전이'를 보여줍니다. '익숙하면서 낯선 동네'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제가 과거의 특정 관계나 경험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어지는 '요가 수업' 장면은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려 할 때, 저의 '요가 스승님'이 등장하여 그 역할을 넘겨받는 상황을 보여줍니다. 이는 저의 주도적인 역할이 타인(권위 있는 존재)에게 쉽게 양보되거나 전이되는 상황, 혹은 제가 아직은 누군가의 가르침이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느끼는 무의식적인 인식을 반영합니다.
스승님의 말에 얼떨결에 자리를 내주었지만, 회원님들이 둥글게 앉은 그 원 안에서 저는 어디에 앉아야 할지 망설였습니다. 그 작은 공간 안에 저는 잠시 자리를 잃었습니다.
안절부절못하는 사이 스승님께선 프린트 업무를 주셨고, 저는 그 일을 수행하러 클래스를 나갔습니다. 헌데 인포데스크에 놓여있는 복합기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어느샌가 제 옆에 와계신 스승님은 옆에 서서 말로만 알려주시고, 직접 도와주지는 않으셨습니다. 도무지 해결이 되지 않아, 저는 다른 복합기를 보러 또 다른 요가 클래스 방으로 향했습니다. (마치 초등학교 교실처럼 복도에 여러 개의 방이 나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복합기가 달라 사용법을 알기 어려웠고 “왜 똑같은 복합기가 없는 거지? 왜 조금씩 다른 기종인거지?” 좌절하며 결국 플린트는 하지 못했습니다.
이 꿈은 '역할 상실에 따른 자기 혼란'과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좌절감'을 상징합니다. '둥글게 앉은 원 안에서 자리를 잃고 망설이는' 모습은 제가 속한 공동체나 역할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불안감을 나타냅니다. '말을 듣지 않는 복합기'와 '직접 도와주지 않는 스승님'은 제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직접적인 해결책이나 도움을 얻기 어렵다고 느끼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가는 곳마다 기계가 다르고 똑같은 게 없는' 상황은, 제가 정형화된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복잡한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암시하며, '왜 똑같은 건 하나도 없을까'라는 질문은 답을 찾지 못하는 답답함을 드러냅니다.
복도를 돌아 나오던 길, 바닥 문양 위로 진짜 부엉이가 앉아 있었습니다. 한 마리. 그리고 조금 더 가니 세 마리. 총 네 마리의 부엉이. 현실에서 본 적 없는 장면인데 너무 선명해서 멈춰 서게 됐습니다. '이건... 무슨 신호일까.' 계단 위에는 특이한 무늬를 가진 고양이도 앉아 있었습니다. 그 아이도 저를 슬쩍 바라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습니다. 저는 복도를 다시 돌아 처음의 요가클래스로 갔습니다.
이 꿈은 '무의식이 보내는 강력한 상징적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부엉이'는 지혜, 직관, 혹은 숨겨진 진실을 상징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실에서 본 적 없는 '선명한 부엉이 네 마리'의 등장은 제가 현재 어떤 중요한 깨달음이나 통찰을 얻게 될 것임을 암시하는 강력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이한 무늬의 고양이' 역시 독립심과 신비로움을 상징하며, 저를 바라봤다가 무심하게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제가 깨달아야 할 어떤 진실이 주변에 존재하지만, 이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것은 오롯이 저의 몫임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다시 제 수업으로 돌아오니 요가 스승님이 공용 복합기 앞에 계셨습니다. 복사 채널을 잘못 눌러 누군가가 몰래 남긴 메시지를 보게 되셨는데, 그 메시지엔 본인이 예전부터 함께하던 선생님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는 사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에 올라타 우는 스승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버스를 쫓지도, 붙잡지도 못한 채 멀어지는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꿈은 '타인의 숨겨진 아픔에 대한 공감'과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나타냅니다. '스승님이 보게 된 비밀 메시지'는 제가 알지 못했던 타인(특히 권위 있는 존재)의 내면적인 고통이나 상처를 우연히 목격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뒤통수를 맞았다'는 내용은 인간관계에서의 배신감이나 실망감을 상징하며, 버스에서 우는 스승님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그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꿈의 끝에서 오래 알고 지낸 동생에게 제가 더 이상 쓰지 않는 화장품을 건넸습니다. 화장대를 비워내며 아이라이너부터 고가의 명품 화장품까지 아낌없이 비워주었습니다. 화장품을 건네면서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오래된 감정 한 줌.
지금 생각해 보면 꿈속 복합기처럼, 저는 누군가의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시간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기계가 달랐던 건 제가 누구와도 같지 않음을 뜻하는 것이었을까요. 제가 지나쳐온 부엉이들, 말없이 스쳐간 고양이, 그리고 눈물 흘리던 스승님의 마음까지. 이 모든 장면은 제가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길 바라는 내면의 메아리였는지도 모릅니다.
이 꿈의 결론은 '나눔을 통한 해방'과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는 강렬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더 이상 쓰지 않는 화장품과 오래된 감정을 동생에게 건네는' 행위는, 제가 과거의 불필요한 짐이나 묵은 감정들을 내려놓고 타인과 나누려 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일종의 자기 정화이자 해방의 과정입니다. '복합기가 모두 달랐던 것'을 '누구의 복사본이 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부엉이와 고양이, 선생님의 아픔까지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길 바라는 내면의 메아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제가 타인의 방식이나 사회적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저만의 길과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혼란스러움 속에서 자신에게 던져진 내면의 신호들을 통해, 나 자신만의 본질적인 길을 찾아 나아가려는 깊은 성찰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