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신장 공여 후 2개월

by 육부인

12월 28일 외래

CR 0.87

여과율 75


(수술 전 CR 0.6 / 여과율 90 이상)



공여 직후 좀 떨어졌다가 6개월쯤 되면 하나 남은 것이 커지면서 기능도 올라온다고 한다.

인체의 신비.

남편도 cr 1.1 유지중.. 잘 하고 있다. 이른감이 있어 마음에 들진 않는다만 어쨌든 출근도 한다.


오늘은 D+72


나는 공여 전 다이어트로 5kg을 감량했는데

수술 후 보상심리 + 운동량 감소로 원점ㅋ

남편은 수술 직후 전해질 조절되면서 10kg이 빠지더니 이제 7kg쯤 돌아왔다.


(남들은 공여 후 힘들어서 10kg씩 빠지기도 한다던데 나는 예외였...-_-)



처음 한 달은 장기들이 자리를 잡지 못해 뱃속에 빈 공간이 생기니 돌아누울 때마다 뱃속에서 뭔가 막 쏟아지는 느낌이 심했는데 차츰 줄어들더니 한달 찍고 아무렇지 않아졌다.

통증도 한달 지나면 없다. 뛸 수도 있고.


처음 2주는 아파서 거동이 불편하고 웃거나 기침하는 조차도 못 했는데 그 시간 지나니 애들 보는 것도 어느정도 할 수 있었다.


퇴원한 남편 본가에 한달 요양 보내놓고(애들 전염병 남편에게 감염 위험) 어린이집 등하원 시키며 샤워는 겨울이니 최소한의 횟수로, 반찬은 배달반찬, 청소, 빨래는 주 1회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았다.

물론 가장 큰 도움은 한달동안 주말마다 먼 길 오셔서 먹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애들 데리고 놀이터 가고 애써주신 친정 부모님...♡

(남편이 내놓는 수건이랑 셔츠 없으니 빨래 주 3회로 충분)


수술해준 비뇨기과 담당교수님이 수술 다음날 나한테
"본인이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중요해요. 건강하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수술이에요."
라고 한 말이 시간이 지날수록 명언으로 느껴진다. 옆에 계셨던 엄마도 그 말에 감동을 받으셔가지고 계속 반복하심ㅋㅋ


진짜 환자가 아니었던 탓에 회복도 빠르고, 젊어서인지 신장 하나 줘도 피로감같은게 없다. 초반에 푹 쉬어야 하는 친정 요양 6일 중에도 부모님이 막 매일 한시간씩 걷게 하셔가지고-_- 수술 상처가 살짝 벌어지는 부작용은 있었으나(우씨ㅜㅜ) 체력은 1도 안 떨어진듯.

다들 신장 떼고 그렇게 몸이 처지고 피곤하다는데 난 언제 그렇게 되는거냐며...;;ㅎ


삼성헬스로 체크해가며 하루 1.5리터 이상 물 꼬박꼬박 먹는거 하나 열심히 실천하고 있고 운동은 별...로... 아 추워;;



살쪄서 피부가 조금 사춘기때같아졌는데

남편은 요새 윤기가 좔좔 흐른다. 수술 전엔 푸석하던 사람이.

피부 좋게 만드는 신장이 남편한테 가서 그렇다고 막..ㅋ


여러가지로 둘다 예후도 좋고

요즘 무서운게 있다면 독감 유행하는거 정도.

남편이 면역억제제를 아직 꽤 많이 복용하는 시기라 애들 기침하거나 살짝 미열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크다. 애들 아프니 당신은 본가로 피신하라 해도 말 디기 안 듣는다. 마트에서 마스크도 코 밑으로 쓰고있고 아니 그럴거면 뭐하려고 걸치고 있니.


첫 3개월이 고비.. 그 다음으론 1년이 고비라고..

그러고보니 면역억제제 양을 팡팡 줄이는 시점들인가...

3개월 첫 고지를 정복할 날이 보름 남았다.


화이팅하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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